테슬라가 중국에서 한 소비자의 모터쇼 기습시위 이후 공산당 조직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하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특정 기업에 타격을 입히는 중국 특유의 ‘좌표찍기’ 앞에 영업환경 악화를 우려한 테슬라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
21일 온라인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심야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차주의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해당 차주의 불편을 최대한 보상하기 위해 소유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성실한 태도로 해결 방법을 찾아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우리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처리하기 위한 전담팀을 꾸렸으며 합법적 상황에서 차주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 모터쇼가 열린 지난 19일 한 여성이 ‘브레이크가 밟히지 않았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전시장의 테슬라 차량체 위로 올라가 기습시위를 했다. 이 여성은 테슬라 차량의 브레이크 결함으로 속도 위반과 사고가 났다면서 환불과 피해 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의견차로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자 시위에 나섰다.
공산당 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창안왕은 전날 논평에서 테슬라를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등 공산당 산하 조직과 관영매체들이 앞장서 테슬라를 비판하는 ‘좌표찍기’에 나섰다. 창안왕은 그간 중국에서 테슬라 고객들이 제기했던 차량 결함 의혹 사건을 거론하면서 “중국인의 돈을 벌면서 중국인의 목숨을 저버린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