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안경덕 고용노동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청문회 단골 메뉴인 편법 증여, 위장전입 등 후보자들의 문제가 벌써부터 불거지는 모양새다.
임 후보자는 남편인 임모씨가 농지를 매매로 가장해 편법으로 증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세계일보 취재와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실이 확보한 임씨의 소유 토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그는 1977년 전라남도 해남군 계곡면 소재의 약 3305㎡(약 1000평)에 달하는 농지를 매매했다. 당시 임씨의 나이는 15살로 부친으로부터 편법 증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는 현재 2100만원 상당이다.
노 후보자는 자녀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다. 요청안에 따르면 2003년 노 후보자의 배우자와 당시 초등학생이던 두 자녀는 서울 사당동에서 방배동으로 전입신고했다. 노 후보자는 가족의 전입 후에도 사당동에 계속 거주하다 2005년 서울 반포동에 집을 구입했고, 이후 네 식구가 함께 모여살게 됐다. 노 후보자는 공무원 특별 공급으로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를 4년 만에 되팔아 2억원 넘는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문 후보자는 가족 명의로 한 ‘보험테크’가 눈에 띄었다. 전자관보 공직자 재산 현황 등에 따르면 문 후보자가 신고한 9억8000만원의 금융자산 내역 중 35%인 3억4000만원이 9개 보험이었다. 이 중 문 후보자 부인이 삼성생명보험 등 4곳에 1억5000만원 상당 보험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자녀도 각각 2곳 보험을 보유했다. 대다수 가입 상품은 장기저축보험으로 납입 후 10년 이상 환급하지 않으면 이자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는 상품이다.
안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 모친 재산으로 11억3000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로 세종에 4억5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서울 중구 만리동 아파트 임차권(7억2000만원)을 신고했다.
후보자들이 아파트 가격을 공시지가로 축소 신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노 후보자는 13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서울 반포동 빌라를 6억8000만원에 신고했다. 박 후보자는 2017년 경기 고양 아파트를 5억6000만원에 구입했지만 3억6000만원으로 신고했다.
김 후보자는 TK(대구·경북) 출신임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역주의 타파 아이콘으로 회자된다. 문재인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쳤다. 박 후보자는 행정고시 35회로 현 정부에서 해수부 관료 출신이 부처 수장에 발탁된 건 처음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곽은산·김건호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