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부선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법정에서 통곡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는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원에서 열린 3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법률 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도 그와 동행했다.
김씨는 재판 시작 전 몰려든 취재진에 “희망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민사는 형사와 다르다(판결이 다를 수 있다)’는 누리꾼들의 댓글을 보고 강용석 변호사 혼자 하라고 했다가 (여기) 달려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많이 아프다. 체중도 10kg이 빠졌다”면서 “(이 지사는) 쌀이라도 한 가마니 보내야 남자 아니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일침을 날렸다.
법정에 선 김씨는 “제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인들의 싸움’에 말려들어 비참한 기분과 모욕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영환 전 의원이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사건을 터뜨렸고 그로 인해 남편 없이 30년 넘게 양육한 딸을 잃었고 가족들도 부끄럽다고 4년 내내 명절 때 연락이 없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이 지사와 경쟁했다. 당시 그는 TV 토론에서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을 언급했다.
김씨는 “과거 이 지사를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 “임종석, 박선숙 씨와도 통화해 억울함을 호소했고 정청래 등 민주당 386세대에게도 다 말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판이 ‘정치적 재판’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했다.
김씨는 “(제가 이 지사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했으니 돈으로라도 보상받으면 좋겠다. 그래야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지사 측 변호인은 “고소 내용이 ‘무혐의’가 나왔다”며 “이미 불기소 내용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2018년 9월28일 법원에 이 지사를 상대로 3억원 규모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그는 “이 지사에 의해 허언증 환자와 마약 상습 복용자로 몰려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면서 “그의 거짓말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소송 제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승소할 경우 소송비용을 뺀 나머지 전액을 미혼모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같은 해 8월 서울남부지검에 이 지사에게 공직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고, 김씨도 그해 12월 고소 일부를 취하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