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착취물을 공유한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운영자인 ‘갓갓’ 문형욱의 공범 2명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손병원)는 22일 아동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안승진(25)과 김모(23)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안씨와 김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 후 안씨와 김씨, 검찰은 모두 항소했으나 안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항소를 포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범행은 인간의 자유와 인격을 짓밟는 것이고, 디지털 성범죄는 반복될 수 있어 기존 성범죄보다 더 죄질이 나빠 엄벌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형량이 가벼울 수는 있지만 무겁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 형을 더 늘일 필요성에 대해 재판부가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다른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15년 4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아동·청소년 12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씨가 유포한 성 착취물은 1048개, 소지한 성 착취물은 9100여개에 달했다.
안승진은 2019년 3월 문형욱과 공모해 미성년자 3명을 협박, 성착취물 제작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공범 김씨는 안씨를 도와 아동과 청소년 10여명을 상대로 성착취물 293개를 만들어 판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부(재판장 조순표)는 지난 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문형욱에 징역 34년 형을 선고한 바 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