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사우샘프턴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경기는 여러모로 큰 주목을 받았다.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의 무산 이후 토트넘의 첫 경기인 데다 그 사이 구단 내부에서는 조제 모리뉴 감독의 경질이라는 충격적 사건까지 있었다. 여기에 모리뉴를 대체하는 감독 대행의 나이가 역대 EPL 사령탑 중 최연소인 만 29세에 불과했다. 떠들썩했던 ESL 소동을 뒤로하고 어린 감독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한 토트넘이 승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주목도 높은 경기에서 최고 활약을 보여온 것이 손흥민(29)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가 힘을 냈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45분 나온 팀의 극적인 페널티킥 결승골을 손흥민이 뽑아냈다. 이 골은 손흥민이 만든 리그 15번째 득점이기도 했다. 토트넘 이적 뒤 두 번째 시즌이던 2016~2017시즌의 14골을 넘어 자신의 EPL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새로 썼다.
동점이 나온 뒤부터는 손흥민의 시간이었다. 팀 공격을 주도하더니 후반 30분 세르히오 레길론의 패스를 받아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멋진 슈팅이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앞서 달려가던 모라가 상대 수비진의 시야를 방해해 득점에 관여했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이 비디오판독(VAR) 결과 나와 골이 취소됐다.
기세를 잃을 만한 상황이었지만 손흥민과 토트넘은 오히려 더 공격에 불을 붙였다. 결국, 후반 41분 레길론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당한 태클이 VAR 결과 페널티킥으로 선언돼 이를 손흥민이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경기 뒤 그는 “(골 취소 상황에서는) ‘이게 골이 아니라니’라는 생각이 들며 나도 정말 실망했다”면서 “그러나 불평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수는 없었다. 결승골을 넣고 이긴 게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