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취임 후 코로나19 백신 2억도스를 미국 국민들한테 접종했다고 자축하면서도 “다른나라에 제공할 백신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히며 그 배경이 주목된다. 미국인 전체를 접종할 수 있는 6억도스를 확보했다면서도 백신 수급에선 ‘아메리카 퍼스트’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미국 내 접종 거부자와 부작용에 따른 얀센 백신 접종 중단, ‘부스터 백신’ 접종 가능성 3가지가 꼽힌다.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건 공화당 강성 지지자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한 백신 접종 거부 움직임이다. 퀴니피액대가 지난 8∼12일 미 성인 1237명을 조사한 결과 공화당 지지자의 45%가 “백신을 맞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35세 미만 성인의 36%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집단면역에 이르려면 인구의 70% 이상이 접종해야 하는데 조사 결과대로라면 이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부자 탓에 접종에 속도가 나지 않을 경우 남은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백신 접종자들의 면역 효능을 보강하기 위한 일명 ‘부스터샷’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 외즐렘 튀레지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이날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2회 접종하는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세 번째 주사를 필요로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일정 기간 후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스터 백신 접종 계획이 구체화하면 미 정부의 추가 백신 구매가 불가피해진다. 파우치 소장은 여름이 끝날 때쯤 부스터 백신 접종 필요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어도 올여름까지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백신을 제공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