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사진)씨를 지키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친문계 의원들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4·7 재보궐 선거를 전후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고액 출연료 및 구두계약 논란에 휩싸였다.
김씨는 22일 ‘뉴스공장’ 방송에서 ‘출연료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이 TBS를 방문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방송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특정 정치세력이 배경에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김씨의 ‘천재성’을 언급하며 야당의 ‘김어준 죽이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어준 귀한 줄 알아야 한다”면서 “김어준의 천재성 때문에 마이너 방송에 불과한 TBS 뉴스공장에 청취자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청취율 1위가 증명하지 않는가. 라디오 방송역사의 신기원”이라고 치켜세웠다.
정 의원은 김씨와 TBS간의 구두계약 논란도 언급하며 “방송에 출연 중인 국민의힘 국회의원 중에서 서면 계약서를 쓴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김어준이 밉고 그냥 싫으면 싫다고 말하라”고 일갈했다.
또 그는 “그(김어준)를 스토킹하며 괴롭힐수록 김어준의 가치만 더 각인될 뿐이다. 멍청한 짓”이라며 “김어준에 대한 열등감인가.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김남국 의원도 타 방송사 이름을 열거한 뒤 “몇 년 동안 다수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지만, 계약서를 작성하고 출연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김씨에게 힘을 실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해 “정말 언론을 생각해서, 언론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방송의 독립성, 정치방송을 비판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속으로는 비판하는 불편한 프로그램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일침을 놓았다.
민주당 우원식(사진) 의원도 ‘김어준 지키기’에 합류했다. 그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김어준 때문에 감사원이 TBS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8년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KBS를 감사한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놀랍다”고 적었다.
그는 “우파단체도 가세해 광고불매, 버스 방송 중단 요구 및 고발, 출연하면 야당의원도 낙선운동 하겠다고 했다”면서 “아무리 김어준 방송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래 봐야 일개 방송국 진행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국민의힘 관련 인사가 주도하는 단체, 감사원까지 차례차례 등장하고 있는 이 상황은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이 모든 것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이명박(MB) 정부 언론장악 사태 때 기획되고 실행된 시나리오와 너무나 흡사하다”면서 “국민의힘, 감사원은 김어준 죽이기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오세훈 시장도 시민의 바람대로 시민의 삶에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