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예정 부지인 부산 가덕도의 우수한 자연생태 환경을 기술한 부산시 환경조사보고서 원본에서 가덕도 부분만 상당 부분 누락하거나 단어가 바뀐 상태로 홈페이지에 공개됐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23일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최근까지 부산시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제2차 부산자연환경조사보고서'가 원본과 달리 가덕도 생태환경 부분이 변형돼 공개돼 있었던 사실을 파악했다.
대흥란, 두루미천남성, 야고, 참식나무 등 가덕도 식생과 관련된 사진도 삭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이 조작본에서 달라진 점을 정리해 적은 내용만 A4 용지 6쪽에 달할 정도로 변형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연구 수행기관이었던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원본을 수정한 사실이 없음을 자체적으로 확인한 만큼 부산시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환경운동연합은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유는 명백하다"면서 "생태자연 1등급, 해양생태 1등급, 멸종위기 야생생물 및 천연기념물 분포지역인 가덕도의 가치가 알려져 신공항 건설에 차질이 생길까 봐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덕도의 우수성을 애써 지우고자 하는 이는 누구인가"라면서 "부산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누구의 지시로 조작했는지 경위를 명백히 밝혀 부산시민에게 낱낱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연구진들도 "이미 출판한 보고서를 연구진에 사전 문의도 없이 임의로 고친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분노를 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자체가 임의로 공식 보고서 파일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합당한 처벌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시는 지난 20일 자로 다시 원본 조사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올린 상태다.
부산시는 환경단체 의혹 제기에 대해 뚜렷한 반박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부산시 담당 부서 직원은 전임자 때 있었던 일인만큼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언제 변형 본이 올려졌는지 파악도 어려울뿐더러 해당 보고서가 만들어졌을 당시 담당자는 이미 퇴직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보통 용역수행사에서 받은 최종 원본을 홈페이지에 올리는데 어떤 경위로 (수정된 게) 올라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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