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반려를 둘러싼 거짓 해명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명수 대법원장이 23일 출근길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친 뒤, 해당 일에 유감을 밝히면서도 ‘직을 걸 일은 아니다’라며 맞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관 출신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김 대법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너무 오랫동안 사법부 위상을 추락시키고 거짓말로 법관들의 권위, 재판할 수 있는 정당한 권위 자체도 말살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 수장으로서 책임져야 할 때가 왔다”며 “빨리 은퇴하라고 여러 차례 걸쳐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오전 출근길에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명의 저지에 부닥쳤다. 그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한 의원 중 일부는 출근 차량 앞으로 뛰어들었고,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들과 몸싸움까지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율사 출신인 권성동·정점식·유상범·박형수 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김 대법원장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 ‘그동안 일어났던 일이 유감스럽지만 직을 걸어야 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리어 사법부의 법관 확충이나 상고심 제도 개선에 대한 것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해서, 도대체 당신이 대법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지금 여기서 사법부 민원 얘기하는 것이냐며 따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22일 현충원에서의 ‘무릎 사과’로 비난을 얻어맞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비슷한 꼴이라며, 자기 책임을 인식하냐고 질책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김 대법원장을 겨냥해 “유감표명 할 입장이 되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비난하며, “백서를 발간해서 김명수의 추악한 역사를, 추악한 행적들을 낱낱이 남길 것”이라고 이른바 ‘김명수 백서’를 내겠다고도 강조했다.
주 권한대행도 “자격 없는 사람이 대법원을 차고앉아 온갖 사법행정 농단을 부리고 권력과 내통해 법치주의와 사법부 독립을 깨고 있다”며 김 대법원장을 비난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 비서관이 김 대법원장의 배석판사 출신이라며 “(대법원이) 청와대와 공공연하게 내통하는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울산시장 선거 개입사건’ 재판 지연과 관련해서는 “시간을 끄는 ‘침대재판’”이라고 비유한 뒤, “보통 사람이면 부끄러워서라도 대법원장을 그만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