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베트남 해상민병대의 남중국해 활동이 자국 이익을 침해한다며 경고했다.
중국이 해상민병대를 동원해 필리핀과 해상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다른 국가의 똑같은 활동에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이다. 필리핀은 중국 선박들이 장기간 정박 중인 해역 인근에서 해상 훈련에 돌입하는 등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월간지 ‘해군과 상선’은 최신호를 통해 “하이난, 시사군도(파라셀 제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주변 해역에서 베트남 해상민병대 활동이 중국의 해양법 집행과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심각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간지는 베트남의 해상민병대 규모가 7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한 뒤 이 조직이 중국 군사시설이나 선박을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중국 해양경비대 선박과 고의적 충돌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자국이 문제 삼은 베트남 해상민병대와 같은 민병대를 운용하며 마찰을 빚고 있다.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위치한 휫선 암초에 지난해 말부터 중국 선박 200여 척이 정박 중이다.
필리핀은 암초 지역에서 선박들이 즉각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 측은 폭풍과 파도를 피하는 중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지난주부터 남중국해에서 ‘해상 주권 수호’ 훈련에 돌입해 중국과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기동 및 병참 역량을 집중적으로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휫선 암초에 정박 중인 대규모 중국 선박을 포함한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성을 위협한다”며 “일방적 행동은 지역 안정성과 국제사회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중국에 항의했다. 하지만 EU 주재 중국 대표단은 “휫선 암초는 중국 난사군도의 일부로, 중국 어선이 이곳에서 활동하며 강풍을 피해 정박한 것은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임의로 ‘남해 9단선’을 긋고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