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의 학대·폭력에 췌장이 파열돼 숨진 정인이 양(사망 당시 생후 16개월)의 양 외할머니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정인 양 외할머니 A씨를 아동학대 방조 및 살인 방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앞서 임현택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회장은 지난 1월 A씨를 살인 방조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임 원장은 A씨가 정인 양이 자신의 딸 장모(구속)씨로부터 학대받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정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 원장은 A씨가 ‘어린이집 원장’인 데다, 딸 장씨가 수차례 친정을 방문했음에도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한 정황에 의혹을 제기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동학대를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임 원장은 “A씨는 어린이집 원장직에 재임하고 있었기에 아동학대가 무엇인지, 아동학대 신고 의무가 어떤 것인지에 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을 고려하면 방조 혐의는 더욱 명확하다”라고 지적했다.
사건을 접수한 검찰은 경찰로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은 지난달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며 향후 A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13일 서울 목동 한 병원 응급실에서 심정지로 사망했다. 장씨와 그의 남편 안모씨에게 입양된 지 271일 만이었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사건 당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지난해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취재진에게 “딸이 너무 완벽하게 키우려고 했는데 그게 안 돼서 미안하다고, 엄마 내가 잘못 키운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내가 얼마나 예뻐했는데 나 보여주지 마라 (정인이) 사진. 우리 딸이 정신적으로 감정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심리검사를 받아 보니까”고 말하며 흐느꼈다.
취재진이 “잘 키우지 못한 정도가 아니다”라며 아픈 정인 양 사진을 내밀자 “아악 사진 보여주지 마세요! 무서워요”라고 진저리를 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