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의 소총 망원조준경에 ‘표적’이 잡혔다. 무전기로 누군가와 교신을 하는 ‘표적’에 대해 지휘관의 사격명령이 내려지고 저격수는 천천히 방아쇠를 당긴다. ‘표적’이 쓰러지자 놀란 적군들은 사방으로 흩어진다.
저격수는 이처럼 총탄 한 발로 전장의 판도를 바꾼다. 전쟁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Enemy at the gate)’의 주인공 바실리 자이체프는 1942년 소련군 저격수로서 242명을 사살, 동부전선에서 독일군의 기세를 꺾는 데 큰 공을 세웠다.
K-14에는 저격수의 생존성과 편의성 증진을 위한 기술이 적용됐다. 야간 사격 과정에서 화염에 의한 위치 노출을 막고자 화염을 낮췄다. 사격 직후 총열이 빨리 식을 수 있도록 외부 표면을 늘렸고 소음기도 장착이 가능하다. 저격에 필요한 장비를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는 피카티니 레일도 적용됐다. 개인적 특성에 맞게 방아쇠 압력을 조정하거나 개머리판 견착부의 길이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저격수에게 사격정보와 표적 동향을 알려주는 관측수가 쓸 관측경도 국산화해 일선 부대에 보급된 상태다. 저격용 관측경은 고성능 주간 망원경과 열상 카메라, 레이저 거리 측정기로 구성된 전자광학 종합 관측장비다.
주간 망원경은 1.5∼2.5㎞ 밖에 있는 사람을 인지할 수 있으며, 야간에도 열상 카메라를 통해 최대 1.5㎞ 거리의 사람을 식별한다. 안개가 낀 날씨에서도 열상 관측이 가능하다. 야간에 달빛이나 별빛 등 미세한 광선을 흡수해 영상을 밝게 보이도록 하는 미광증폭 기술이 적용돼 일반 야간조준경보다 더 빠르게 표적을 탐지할 수 있다.
관측경의 고정밀 레이저는 2∼4㎞ 이상 떨어진 상황에서도 거리를 정확히 측정한다. 창문에 빛이 반사돼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유리창 뒤에 있는 표적도 관측한다.
K-14 소총과 관측경은 현재 특수전부대를 넘어 일반 보병부대까지 보급이 완료됐다. 방위사업청은 국내 실적을 토대로 해외 수출 확대와 성능개량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