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완치 후 퇴원 보며 보람 느낍니다”

베트남 출신 남원의료원 탁현진씨
‘5전6기’ 끝에 간호국가고시 합격
“남편의 헌신적 도움으로 꿈 이뤄”
결혼이주여성 간호사 탁현진씨 부부.

“코로나19 환자들이 완치해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전북 남원의료원 코로나 치료 병동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탁현진(36)씨는 27일 “처음에는 힘들지만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탁씨는 우리 말로 대화하기조차 쉽지 않았던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간호사의 꿈을 이뤘다. 그녀는 지난해 3월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뒤 지난달 1일 이 병원에 보건직 8급으로 입사해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치료를 돕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이 간호사로 근무하는 것은 이 지역 최초이자 전국에서 두 번째다.

 

탁씨가 한국 생활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호찌민 인근 시골 마을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농사를 짓고 동생들을 돌보며 성장했다. 21살이 되던 2006년 우연히 한국에 시집가 단란한 가정을 일군 사촌 언니의 소개로 남편 유영현(57)씨와 인연이 닿아 남원에서 제2인생을 시작했다. 유씨는 남원시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한국 생활 초기 다른 이주여성들처럼 남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아 한글부터 배웠다. 학창 시절 공부를 잘했지만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고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그였기에 배움의 즐거움은 배가 됐다. 언어를 통한 소통은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밑거름이자 생활의 활력소가 됐다.

 

이런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남편은 아내에게 진학을 권유해 고교에 이어 대학 간호학과까지 졸업했다. 육아와 살림을 책임진 남편은 간호사 시험에 연이은 낙방에 실망한 아내에게 재도전하도록 격려해 마침내 지난해 ‘5전6기’로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탁씨는 “낯선 이국에서 간호사의 꿈을 이룬 것은 전적으로 남편의 아낌 없는 사랑과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이라며 “한국말이 서툰 이주여성들이 어려움 없이 병원 치료를 받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