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는 28일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이 삼삼오오 들러 정 추기경을 추모했다.
대성전에서는 1시간마다 천주교식 위령기도인 연도(煉禱)가 낭송됐다. 시민들은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1m 이상 떨어져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면 대성전 제대 앞에 마련된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정 추기경의 시신 가까이에서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정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 시절 세운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1기 출신 진영진(56·안젤라)씨는 “인생에서 큰 어려움이 있을 때 제 삶에 큰 변화를 주신 분”이라며 “그저 멍할 뿐인데 추기경님과의 인연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종교계 등 각계의 애도 물결도 이어졌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이날 “한교총은 정 추기경님의 삶의 궤적을 기억하고, 그분이 지키려고 했던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노력이 한국사회에서 지속하기를 소망한다”며 추모했다.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은 추도문을 통해 “추기경님께서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마음에 심어주신 감사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의 길이 됐다”며 “하느님의 품에서 행복하시길 축원드린다”고 전했다. 전국 유림 대표조직인 성균관 손진우 관장은 “한 분의 현존 성현이 저희 곁을 떠나신 것 같다”며 “큰 스승을 잃은 천주교인들의 슬픔을 함께하며 고인께서 보여준 평생의 가르침이 실현되기를 기원한다”고 염원했다.
조정진 선임기자,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