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 오랫동안 선망의 대상이었던 올림픽 메달은 이제는 도전의 영역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쾌거 이후 자신감이 자리 잡았다. 특히 다가올 도쿄올림픽에 나설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 2018년 아시안게임과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덕분이다. 김 감독의 신출귀몰한 지도력이라면 이번에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축구팬들 사이에 감돈다.
그는 “메달 색깔이 뭐든지 간에 하나는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이다”라면서 축구팬들이 원했던 ‘메달’에 도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를 위해 손흥민(29·토트넘), 황의조(29·보르도) 등 특급 유럽파까지 와일드카드로 소집할 수 있다는 복안을 내비쳤다.
김 감독의 메달 도전이 운이 가미된 조추첨 결과만으로 내놓는 낙관 섞인 선언은 아니다. 김 감독은 “강팀과 묶이는 게 편하다. 더 부담된다”고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으면서도 “(B조는) 온두라스, 루마니아와 함께 3파전이 될 확률이 높다. 루마니아는 예선에서 프랑스를 탈락시킬 뻔했다. 온두라스도 최근 끝난 북중미 예선에서 황금 멤버라 불리는 미국을 잡았다”면서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가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조편성이 된 순간부터 경기는 시작됐다. 이미 코치진이 경기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달여의 분석기간을 거쳐 6월부터는 상대에 맞춘 훈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그는 “6월 훈련이 아주 중요하다. 이후 와일드카드를 어디에 써야 할지 정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3명의 24세 이상 선수인 ‘와일드카드’ 후보 11명 중 손흥민이 포함돼 있다는 ‘폭탄선언’도 내놨다. 여기에 프랑스 리그앙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애제자’ 황의조도 고려대상이다. 그만큼 최상의 전력을 위해 모든 선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병역 이행 여부도 선발에서 고려하지 않겠다. 그 자리에 필요한 선수라면 누구든 뽑는다”면서 18명의 최종 명단 선발의 최우선 요소는 오직 ‘최강 전력 구성’임을 강조했다.
6월 중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을 앞둔 A대표팀과의 선수 선발과 관련된 조율 문제, 방역 지침 준수 문제 등 준비 과정에서도 수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도움을 당부했다. 그는 “여정이 힘들고 난관이 많다. 현지에 가서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라면서 “하나씩 격파를 해야 한다. 피할 순 없다. 우리가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힘이 돼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