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감염병 극복과 소아암 퇴치 등을 위해 각각 7000억원과 3000억원 등 총 1조원을 기부하기로 한 것은 고인의 평소 철학과 이재용 부회장의 뜻이 모여 도출된 최적의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8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평소 인간 존중과 상생, 인류사회 공헌의 철학에 기반해 의료분야 사회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이 회장은 1994년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 개관 때 의료원 출입구 벽면에 새긴 글에서 “건강한 사회와 복지국가 실현을 위하여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기업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여기에 삼성의료원을 설립하였다”고 적었다.
7000억원 중 5000억원은 ‘초일류’ 감염병전문병원을 건립하는 데 지원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연구소 건설과 백신·치료제 개발 등에도 모두 2000억원이 지원된다.
이 회장의 어린이 보육과 교육에 “소매 걷고 나서야 한다”는 생각과 돈이 없어 암 치료를 못 받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소아암·희귀질환 환아를 돕는 3000억원 기부 결정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 유족은 소아암(13종, 약 1만2000명)·희귀질환(14종, 약 5000명)의 진단과 치료에 2100억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지원 등에 9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유족들은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 회장 유족의 기부로 소아암·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의료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 환자들에 대한 민간 차원의 지원·기부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