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용준 형사의 죽음과 ‘버닝썬’…그가 복사한 서류의 내용은?(당혹사)

 

10년 전 저수지에서 의문사한 이용준 형사의 이야기가 전파를 탄 가운데 ‘버닝썬’ 사건과의 연결고리가 발견됐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이하 ‘당혹사’)에서는 2018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뒤흔들었던 이른바 ‘버닝썬 사건’과 이용준 형사의 죽음 간 관련성을 언급했다.

 

강남서 강력계 형사였던 이 형사는 실종되기 전날 밤 역삼지구대에서 어떤 특정 서류를 복사했고, 이후 밤에 지인인 서 씨라는 인물과 술자리를 가진 뒤 다음날 실종됐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그가 당직근무를 서야 하는 날, 아침 일찍 무슨 급한 일이 있었는지 서울-부산 간 하행선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을 타고 달리던 중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스스로 링거를 뽑고 몰래 병원을 빠져나간 것이 확인됐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 행적이었다. 이틀 뒤 이 형사는 충북 영동의 한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의 죽음엔 의문이 가득했다. 저수지에서 사망한 그의 폐 속에서 해양 플랑크톤이 검출됐고, 목 주위엔 석연치 않은 흔적도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 형사가 충북 영동에서 자취를 감춘 그 날, 주변에서는 수상한 검은 차가 목격되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특히 이 형사가 실종 전날 복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류 뭉치가 교통사고가 난 그의 차 안에서 발견됐는데, 이후 이 형사의 아버지가 동료 형사들에게 건넸다고 하는 그 서류의 행방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이 형사의 죽음을 경찰들은 서둘러 자살로 단정 짓고 유가족에 부검하지 말아 달라고 설득했다는 것. 경찰 동료들은 아버지에게 “이용준 형사가 우리를 배신했다”는 말까지 했다고. 

 

사망 전 이 형사는 강남 유흥업소 비리를 조사 중이었다. 당시 경찰에 대한 유흥업소 상납은 공공연했고, 유착관계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형사는 유착관계가 전혀 없었다.

 

이 사건은 버닝썬 사건과 맞닿아 있었다. 이 형사의 죽음 이후 부검을 말렸던 이가 바로 버닝썬 사건의 총 책임자와 동일 인물이었던 것이다.

 

버닝썬 사건을 초기 조사한 A경위는 “당시 초동 수사가 잘못됐다는 걸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후 민원 부사로 발령받으며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후 A경위는 수사 총책임자의 직권 남용 문제에 대해 진성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처벌 없이 사건은 흐지부지됐다고 밝혀 이목을 모았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방송화면 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