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한강 실종’ 대학생 父 “뒷머리에 깊고 날카롭게 베인 상처”… 부검 요청

1일 부검 진행… 손씨父 “실족해 난 상처 확실하면 납득할 것”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후 행방이 묘연했던 대학생 손정민(22·남)씨가 실종 엿새 만인 30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손씨 유족들은 손씨의 시신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외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손씨의 부친은 이날 뉴스1에 “아들의 얼굴이 너무 깨끗하고 생전과 똑같았는데 뒷머리를 보니 아주 크게 베인 상처가 군데군데 3개쯤 있었다”며 “아주 날카롭게 베였다. 손가락 두 개 마디 깊이로, 두개골이 보일 정도의 상처였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의 상처가 언제 생긴 건지, 왜 생긴 건지 알아야 한다”며 “그 시간대에 있었던 사람들을 꼭 찾아서 밝혀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실족해서 물에 빠진 후 오래 돌아다니다 상처가 난 게 확실히 밝혀지면 저희는 당연히 납득할 것”이라며 “아직 할 게 남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씨 부친은 “사망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아들을 보낼 수 없다”며 부검 실시 계획도 밝혔다. 경찰은 다음날인 내달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실종된 대학생 손씨가 실종된 지 엿새째인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씨를 찾는 현수막이 걸린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쯤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실종된 손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색 중이던 구조견이 당시 실종 장소인 반포 수상택시 승강장으로부터 20m쯤 떨어진 곳에서 떠내려 오는 검은 물체를 발견했고, 물체를 뒤집어 손씨 시신을 확인했다. 손씨는 실종 당시 입었던 흰색·회색·검정색 패턴이 뒤섞인 긴팔 셔츠와 검정 바지 등 차림새 그대로였다.

 

경찰은 오후 4시쯤 시신을 인양했고, 오후 5시 반쯤 시신에서 찾은 주민등록증을 통해 손씨 신원을 파악했다. 시신 신원 확인에는 손씨 가족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과 본과 1학년이었던 손씨는 24일 오후 11시쯤부터 다음날인 25일 새벽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손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이다. 이날 오전 1시쯤 공원 편의점 폐쇄(CC)TV에 찍혔고, 오전 2시30분쯤 손씨의 휴대전화에서 술에 취해 노래 부르는 모습이 찍힌 것이 마지막이다.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함께 잠든 것으로 추정되는 친구는 오전 4시30분쯤 잠에서 깨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이 있던 친구는 손씨가 있었는지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손씨 부검 등을 통해 손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