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경찰관들이 연이어 중환자실로 실려 가면서 조직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북경찰청 김제경찰서 소속 한 지구대 A(55) 경감은 지난 1일 갑자기 오른손에 마비 증상이 찾아왔다.
지난달 29일 AZ 백신을 맞은 B씨는 접종 당일 오후 약한 두통 증상을 보였으나 점차 A 경감과 같은 마비 증세를 보였다.
지난달 26일 경찰과 소방 등 사회 필수인력의 접종이 시작된 지 불과 6일 만에 2명의 중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직 경찰관들 사이에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에서 근무하는 한 간부급 경찰관은 "경찰관 접종 전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 환자들이 많아 불안감이 있었는데 우리 조직 내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 마음이 복잡하다"며 "당장은 백신을 맞지 않고 생활 속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도 "대개 큰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AZ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이상 증상 발생률이 높은 것 같아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며 "백신은 당분간 맞지 않은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공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니 경찰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직 내에 있어 거부 의사를 내비치기 어렵다는 고충도 있다.
한 경찰관은 AZ 접종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공무를 수행하고 대중에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경찰이니 불안감 속에서도 백신을 맞아야 할 것만 같은 기류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전국 경찰관들이 모이는 네이버 밴드에도 "(접종) 독려가 권유가 되고 권유가 강요로 이어진다"며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조직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찍는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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