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걸린 액자 하나 열 가구 안 부럽다

인테리어 디자인의 원칙과 기본
전문가·일반인의 차이는 ‘스타일링’
공간 포인트 어떻게 살리냐가 중요
가구로 창문 가리는 건 최악의 실수
액자는 가구 가장자리 피해 걸어야
스타일링의 기본은 공간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다. 벽을 비워두는 것은 액자를 잘못 거는 것보다도 좋지 않다.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만들려면 면적과 부피가 주는 느낌을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 소파는 뒷벽의 3분의 2 이내여야한다. 게티이미지

코로나 시대는 주거공간의 역할을 바꾸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 많은 휴식을 취하면서 일도 할 수 있는 나만의 실내공간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인테리어는 예쁘게 꾸민 사진을 보며 따라 하거나, 평당 100만원을 훌쩍 넘기곤 하는 공사비를 요구하는 인테리어 업자에게 “알아서 잘 해주세요”하고 맡길 수밖에 없는 어려운 일인 경우가 많다. 귀동냥으로 ‘무몰딩’, ‘히든도어’를 요구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프리다 람스테드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나라 스웨덴을 대표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그가 쓴 ‘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의 기본’(이유진 옮김, 책사람집)은 예쁜 사진 한장 없이 디자이너들은 경험적으로 활용하는 황금분할 등 디자인 수학에서부터 소파 쿠션을 매만지는 법까지 현장에서 쌓은 디자인 노하우와 경험, 법칙을 정리해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로 일하며 유명 기업 스타일링 작업을 맡아 성공하기도 했지만, 나의 공간을 내 삶을 품는 공간으로 디자인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그는 좋은 인테리어란 공간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의 결과라고 강조한다. 국내에도 최근 발간된 이 책에서 소개한 내가 원하는 집을 만드는 비결 중 일부를 소개한다.



◆스타일링의 원칙

‘내가 원하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답은 90%가 인테리어 마지막 마무리 스타일링에 달려 있다. 기본적인 가구 배치는 대체로 비슷한데 전문가와 일반인의 차이는 스타일링에서 드러난다. 전문가는 공간의 포인트를 살리고, 아마추어는 공간의 포인트를 놓친다.

스타일링의 기본 요소는 우선 ‘초대하기(The inviter)’다. 아주 디테일한 장식이나 소품으로 사람들이 그 안으로 들어와 무엇인가를 더 자세히 보거나 더 많이 느끼도록 만든다. 장식이나 소품일 수도 있다. 다음은 ‘아늑하게 해주는 것(The Cosifier)’이다. 그 공간에 머물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하는 무언가다. 포근하게 덮고 쉬고 싶은 캐시미어 담요나 잠시 시간을 잊고 기대 앉고 싶은 좋은 안락의자 같은 것이다. 편안한 향기일 수도 있다. ‘시선을 들어 올리는 것(The eye lifter)’도 중요하다. 눈을 위로 향하게 하는 것. 공간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시선을 유도하는 것.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액자일 수도 있고 대담한 벽지일 수도 있다.

‘와우-오브젝트(The wow-object)’는 그 공간에서 가장 큰 소리로 말하고 있는 물체다. 단, 크기는 상관없다. 전망 좋은 창이나 놀라운 가구, 이국적인 소품일 수도 있다. ‘이상한 것(The quirky thing)’도 좋다. 시선의 흐름에 제동을 걸고 관찰자를 놀라게 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이나 벼룩시장 구입품이 아니면 여러분이 직접 만든 것도 가능하다.

‘개인적인 것’도 스타일링에서 빠질 수 없다. 가족사진 등 이 지붕 아래에 누가 거주하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화분, 꽃 등 ‘자연적 요소(The natural element)’와 소파 옆의 잡지 바구니, 테이블 위의 아름다운 그릇, 그리고 낡은 슬리퍼와 안경 등 ‘생활의 흔적(Signs of life)’은 공간에 생활의 향기를 더하는 마지막 세부요소다.

프리다 람스테드

◆액자 걸기의 원칙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 전문가는 강조한다. “벽을 비워두는 것은 액자를 잘못 거는 것보다도 좋지 않다!” 벽이 장식되어 있지 않으면 집은 완성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액자는 어느 정도 높이에 걸어야 하는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들은 ‘중심까지 145㎝’라는 경험 법칙을 자주 언급한다. 중심이 바닥에서 145㎝ 높이에 오도록 액자를 걸면 보는 이에게 왜곡 없이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천장 높이가 특별히 더 높은 방이나 등받이가 몹시 낮은 소파가 앞에 있는 벽에서는 그 높이가 다를 수도 있다.

또 다른 일반적인 액자 걸기의 규칙은 우선 소파나 침대 뒤 액자는 가구와 가장자리가 맞닿아서는 안 된다. 액자는 일반적으로 소파나 침대를 제외한 벽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면 훌륭하다. 가장 흔한 실수는 액자를 너무 높거나 너무 낮게 거는 것이다. 그리고 밝은색 액자 틀은 작품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한다. 반대로 짙은 색 액자 틀은 대비를 만들고 흑백사진처럼 어두운 부분이 있는 이미지의 균형을 맞춰 준다.

여러 액자를 한 벽에 배치하는 원칙은 다양하다. 모든 액자 중심을 같은 높이에 두거나 모은 액자 아랫면을 맞출 수 있다. 또는 액자 윗면을 같은 높이로 맞추기도 한다. 액자 크기가 다양하고 문과 문 사이처럼 좋음 공간에 걸 때는 중심을 수직선에 맞춰 볼 수도 있다. 다양한 크기의 액자면 전체를 사각형 모양으로 맞추면 한결 정돈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넓어 보이는 공간 만들기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만들려면 면적과 부피가 주는 느낌을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 더 여유로운 공간감을 연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먼저 벽·천장의 색이나 가구를 고를 때 되도록 가볍고 밝은 색상을 선택한다. 또 가구로 창을 막는 것은 공간 구성에선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빛보다 좋은 인테리어 디자인은 거의 없다. 가구가 창문을 조금이라도 가린다면 배치를 다시 생각하자. 또 어둡고 무거운 직물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라앉혀 가뜩이나 비좁은 공간을 더욱 좁게 느껴지게 한다.

일반적으로 수직선은 천장 높이가 실제 높이보다 높은 느낌이 들게 하지만 수평선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만든다. 천장이 높아 보이길 바란다면 높이가 높고 너비가 좁은 수납장을, 공간이 넓어 보이길 원할 땐 낮고 넓은 수납장을 배치하자.

거울은 실내를 더 넓어 보이게 만드는 멋진 수단이다. 또 창문을 마주하는 벽에 놓인 거울은 방에 빛을 퍼뜨린다. 거울이 클수록 효과도 크다. 구석은 조명을 환하게 밝히거나 무엇인가로 장식하면 빈 곳으로 남겨 둘 때보다 훨씬 더 넓게 보인다. 원근감이 있는 풍경화나 집중선이 쓰인 미술 작품은 벽에 깊이를 더한다. 작품 속 깊이는 실제 공간과 연속되어 사람들이 공간을 더 크게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책장 정리는 이렇게…

 

책장은 대체로 가장 키가 큰 가구로 눈에 잘 띈다. 책장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몇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가·나·다’ 대 ‘책 크기’

 

저자 성이나 제목 순서로 책을 분류하는 일은 가장 논리적인 모델이다. 특히 소설책이나 시집은 거의 크기가 같은데, 이처럼 특정 장르 책들이 대부분이라면 가·나·다 정리법이 무난하다. 대신 책 크기가 들쑥날쑥하고 가·나·다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면 작은 책에서 큰 책으로, 또는 그 반대로 책 높이에 따라 분류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눈이 확실히 편해지기 때문이다.

 

◆가운데가 가장 높거나 가장 낮게 정리

 

크기 순서 정리법의 한 가지 변형은 가장 높은 지점이나 가장 낮은 지점을 한가운데로 하는 것이다. 가장 높이가 낮은 책이나 가장 높이가 높은 책을 중심에 놓음으로써 리듬을 만들 수 있다. 책장 한 칸 전체를 책으로 채울 만큼 책이 층분하지 않다면, 책들이 북엔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책 몇 권을 책등이 앞에서 보이도록 눕혀 쌓도록 하자.

 

◆여러 아이디어와 잡동사니

 

책 표지 색깔별로 책을 분류할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행한 방법이다. 또 책장에 함께 배치하면 좋은 것들은 꽤 있다. 여러 해 동안 공들여 모은 수집품들은 자칫 단조로운 책들 사이에서 재미와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테이블 북’이라는 커다란 책은 표지가 정면을 향하게 한 후 뒤로 비스듬히 기울여 진열하도록 하자. 그림을 거는 것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각적 무게를 고려해 가장 무거운 책·물건은 가장 아래 칸에 배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