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산업생산지수 역대 최고… 경기 회복 신호탄?

제조업 등 광공업지수 상승 영향
지난달 수출액도 전년동기比 41%↑
일각선 “낙관 일러” 경계 목소리도
분주한 부산항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산업생산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잇달아 넘어서면서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全)산업생산 계절조정지수(2015년=100)는 111.2로 2000년 1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산업생산지수는 2019년 4분기 109.9였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한 지난해 1분기 107.9, 2분기 104.7로 떨어졌다. 이후 3분기 107.6으로 반등했고 4분기 109.3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전산업생산지수 상승은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지수가 오른 영향이 컸다. 올해 1분기 광공업생산지수는 113.9로 2019년 4분기(108.6)를 훌쩍 넘어서면서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80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제조업생산지수 역시 114.1로 2019년 4분기(108.7)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통계 집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코로나19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컸던 서비스업의 생산지수는 세 분기 연속 상승하며 1분기 108.4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2019년 4분기(109.2)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수출액은 511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1.1%나 증가하며 2011년 1월(41.1%)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반등한 뒤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88로 전월(83)보다 5포인트 상승하며 2011년 6월(8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처럼 경제지표 전반이 좋게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회복된 지표 대부분이 수출과 관련된 것으로 국민 체감은 크지 않다”며 “코로나19 이전 우리나라는 노동비용 충격 등으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지표상으로 회복됐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 경제가 좋았던 미국 등과는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재확산, 변이 바이러스, 백신 보급 등이 향후 변수가 될 것”이라며 “다만 주요국이 백신 확보와 함께 경제도 회복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