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가뭄이 현실화됐다. 현재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재고는 각각 53만회분, 34만회분에 불과하다. 이 물량은 길어야 일주일이면 바닥난다. 화이자 에 이어 AZ 백신도 조만간 1차 접종을 중단해야 할 판이다. 정부가 4월까지 3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탈이 난 것이다. 상반기 중 1200만명 접종,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정부 목표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1차 접종자는 약 340만명이다. 이달 중 도입 예정인 화이자 백신 175만회분이 들어오더라도 최소 3주 이상 1차 접종을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 156만여명에게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해야 하고 AZ 백신 추가 물량도 이달 중순부터 2차 접종에 투입된다. 상반기 목표를 채우려면 6월에 800여만명에게 1차 접종을 해야 한다. 들쑥날쑥한 물량 공급이나 접종속도에 비춰보면 어림없는 일이다. 백신 불안도 가실 줄 모른다. 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접종이 시작된 지 6일 만에 경찰 2명이 AZ 백신 접종 후 신체 마비 증세를 보였다. 방역 당국은 “인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상 반응신고도 1만4000건을 넘어섰고 80명 이상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