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정민씨 부친 “아들 친구, 사과도 조문도 없어… 연락 두절”

빈소 찾은 취재진에 “(아들 친구가) 도의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는 해야 하지 않느냐”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술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사건 당일 아들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가 사과하지도, 빈소에 찾아오지도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손씨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아들의 빈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들 친구가) 도의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는 해야 하지 않느냐”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는 정민씨의 친구 A씨가 자신의 부모에게는 새벽 3시30분쯤 전화했으면서 5시가 넘도록 자신과 아내에게는 연락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손씨는 “상식적으로 (친구가)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었다면 직접 부모에게 전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이 부분에 관해 A씨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민씨의 빈소가 지난 1일 차려졌지만 A씨는 찾아오지 않고 있으며 ‘연락 두절’ 상태라고 전했다. A씨 측은 현재까지 언론 등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정민씨의 가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정민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아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했고, 이런 내용은 급속도로 온라인 공간에 퍼졌다.

 

실종된 고(故) 손정민씨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 있던 한강공원 모습. 뉴스1

 

그리고 정민씨는 닷새 만인 30일 오후 3시50분쯤 실종 장소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사인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냈고, 아버지 손씨가 의문을 제기했던 ‘귀 뒷부분 자상’이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친구 A씨와 목격자 등에 따르면 정민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3시30분까지는 한강공원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한 시간쯤 뒤인 새벽 4시30분쯤 한강공원에서 깨어나 혼자 집으로 돌아갔고, 자신의 엄마와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와 정민씨를 찾아 헤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때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닌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하기도 했다.

 

손씨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A씨가 사건 당일 신고 있었던 신발을 버린 사실을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사건 현장)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다. 진흙이 없다. 잔디밭, 모래, 풀, 물인데 뭐가 더러워진다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당시 입었던)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A씨) 아빠에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 당일 비슷한 시각 반포 한강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던 ‘전력질주 남성 3명’은 10대 3명으로, 수사 결과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