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실종된 지 닷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가 4일 새벽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뉴스1에 따르면 고인이 된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50)씨는 “A씨가 새벽 1시30분쯤 자신의 작은아버지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손씨는 A씨의 작은아버지가 “지금 A가 밖에 조문하려고 와 있다.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A씨의 조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날 손씨는 언론사 인터뷰에서 “A씨가 사과하지도, 조문하러 오지도 않는다. 연락 두절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자기 아들이 ‘100% 타살’된 게 맞다며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손씨는 4일에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 응해 “(아들의) 친구라고 ‘착각’했던 A씨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사건 당일 새벽 5시30분쯤 A씨 가족의 연락을 받고 한강에 아들을 찾으러 나갔다가 A씨를 마주쳤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A씨가 아들과 친한 또래 친구 중 한 명이라는 정도만 아내(정민씨 모친)에게 전해 들었던 터라고 했다.
손씨는 A씨와 마주친 순간을 떠올리며 “(A씨가) 그냥 초췌해 보이고 당황해 보이기도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면서 “(A씨가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시간이다.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찾아보니, 못 찾으니까 전화해서 우리가 나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실종 다음 날) 월요일에 A씨에게 ‘정민이의 마지막을 다 기억하는 건 너밖에 없으니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달라고 했다.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해서 그다음 날 예정된 최면 조사도 부탁하려고 갔다”고 했다.
손씨는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 아들이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뛰었고 그러다 넘어져서 신음이 났는데, 본인(A씨)이 그걸 일으켜 세우려고 하다가 신발과 바지에 흙이 묻었다고 진술했다”면서 “제가 듣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닌데 자꾸 본인의 신발과 옷이 더러워졌다는 걸 강조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손씨는 “사고 현장 주변에 가면 그렇게 더러워질 게 하나도 없다. 바위와 풀밖에 없는데, 어디에 넘어졌을까 이해가 안 된다”면서 “그래서 A씨 부모에게 전화해 도대체 뭐가 묻었는지 보고 싶다고, 어차피 바지는 빨았을 거 같고 신발 좀 보자고 했더니 바로 신발 버렸다고 대답이 나오더라”라고 전했다. 앞서 그는 ‘버렸다’는 A씨 부모의 대답이 0.5초 만에 나왔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손씨는 “제가 알고 싶은 건 하나밖에 없다. 어떻게 정민이가 새벽 3시30분에서 4시30분 사이에 한강에 들어갔는지, 그것만 밝혀주시면 된다”라며 수사당국에 요청했다.
손씨는 아들의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며 “제가 확신하는 건 정민이 스스로 그렇게 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분명히 누가 그랬는데, 그게 우발적인 거냐 계획적인 거냐의 차이밖에 없다고 본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유족 요청으로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실종 당시 상황을 밝힐 단서가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정민씨의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A씨가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집으로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뀐 A씨의 휴대전화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