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맞은 뒤 뇌출혈’ 경찰관 자녀 “억울함 없도록 해달라”… 일선에선 “접종 강요 말아야”

경찰·방역 당국 백신 접종 간 인과관계 확인 중
서울 시내의 한 보건소에서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뇌출혈 의심 증상을 보여 수술을 받은 50대 여성 경찰관의 자녀가 당국을 향해 “어머니 명예와 억울함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를 부탁한다”며 청원을 제기했다.

 

앞서 여성 경찰관은 AZ백신 접종 후 뇌출혈 의심 증상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A씨는 2차례의 수술 후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례와 관련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날인 3일 자신을 여성 경찰관 자녀라고 밝힌 A씨가 ‘AZ백신 접종 후 의식불명 상태이신 여자경찰관의 자녀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A씨는 이 청원글에서 “어머니는 백신 주사 맞은 이후부터 바로 머리가 아프고 속이 너무 울렁거린다 했다”며 “당시 증세가 크지 않았고 특히나 가족 모두 최근 뉴스를 접했기에 AZ백신 단기 후유증이라고 생각했고 엄마도 그와 같이 생각하며 타이레놀을 드시며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심해지는 고통에 가족들은 혹시 부작용이 아닐까 하는 불안과 걱정이 시작됐고 토요일 오후 5시쯤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다”며 “2시간이 넘는 응급실 진료 동안 정밀검사에서 이상이 전혀 없어 진통제, 수액만 맞고 집에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집에 돌아오고 답답함과 두통으로 누워있다가 새벽 1시경부터 어머니는 갑작스런 사지마비 증상으로 온몸을 꼬며 고통스러워해 급히 병원에 이송됐다”며 “병원에서는 이미 심각한 혼수상태 수준이라고 했다. 평소에 저희 어머니는 신체 모든 부분에 어떤 지병도 갖고 있지 않았고 기저질환 없이 건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끝까지 책임을 다한 어머니이지만 가족 모두는 어머니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너무 힘들다”며 “저희 어머니는 35년 동안 경찰 생활을 하며 그 누구보다 경찰 조직에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 어머니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없기를 바라는 강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AZ 백신 접종과 내출혈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섣부른 결론보다 경찰관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먼저 접종한 어머니 명예와 억울함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찰과 방역당국은 현재 A씨가 이상 증세를 보인 이유와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 등을 확인 중이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한 일부 경찰관에게서 ‘뇌출혈’ 등의 부작용 의심 사례가 나오자 경찰 내부에서는 “백신 접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또 백신 접종 후 반신마비가 온 경찰관에 대해 한 경찰 간부가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가 시작되기 전 일부 의료진의 소견을 토대로 백신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듯한 발언해 불만을 성토하는 목서리가 커졌다.

 

앞서 김제경찰서 고위 관계자는 “(백신으로 인한 이상 질환이면) 동맥에 혈전이 발생해야 하는데 환자는 (혈전이) 정맥에 생겼다”면서 “백신과 마비의 인과관계는 없다는 게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경찰관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맞으라고 강요해놓고 잘못되면 각자 책임이다”, “권유는 했지만, 강요는 안 했다” 등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이 각자의 책임이라는 식의 글이 줄을 이었다.

경찰관 관련 SNS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한편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1만명 넘는 이들이 동의해 사전동의 기준인 100명을 넘겨 관리자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