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를 인수해 전기차 회사로 변모시킬 복안이 있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에디슨모터스 본사에서 만난 강영권(62·사진)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의 부활 가능성을 강조했다. 전기버스 제조사인 에디슨모터스가 주축이 돼 인수자금으로 우선 30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펀드(특수목적법인·SPC)의 투자여력이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강 회장의 도전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된다. 쌍용차는 매출 2조9502억원, 직원 수 4869명에 이르는 대기업이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 897억원, 직원 180명의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작은 전기버스 회사가 매출 3조원의 대기업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2년 전부터 전기차와 관련한 모터 회사, 배터리 팩과 셀 제조사 등 여러 전기차 밸류체인의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송국 PD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강 회장은 신재생에너지업체를 1138억원에 매각한 뒤 2017년 전기버스 회사를 인수해 현재에 이르렀다.
강 회장은 그동안 수차례 매각과 재매각을 거듭한 쌍용차가 이번에는 그 고리를 끊고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쌍용차는 그동안 7번이나 주인이 바뀌면서 사람들의 희생이 많았다”며 “우리가 인수해 과거의 고리를 끊고 제대로 된 회사로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쌍용차 인수를 위한 전제조건도 언급했다. “우리가 인수하면 10년 이내에 전기차 선두업체로 바꿔 놓을 수 있다. 다만 노조가 한 가지 약속해야 한다. 일정 기간 무쟁의 서약이다. 파업만 계속하면 인수하라고 누가 부탁을 해도 거절할 것”이라고 했다.
강 회장은 전기차 생산과 기존 내연기관 생산을 병행해 쌍용차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는 “쌍용차에 전기차 기술을 얹으면 여러 곳에서 생산의뢰가 올 것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 돈을 벌며 부채를 갚아나갈 수 있다. 3년 이내에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