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 사망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CCTV 영상을 바탕으로 “정민씨 친구가 업고 기어가는 모습이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5일 오전 4시30분경 찍힌 서울 반포한강공원의 GS25 한강반포2호점 편의점 옆 자전거 대여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의 1분5초 분량의 영상으로, 세 명의 남성이 한강 변 도로를 따라 뛰어가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이 영상에 대해 “맨 뒤에 잡힌 사람의 모습이 마치 정민씨의 친구가 쓰러진 정민씨를 업고 기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초 친구 A씨의 옷 상의가 하얀색이라는 점 등을 미루어 본 것.
전문가들은 친구 A씨가 정민씨를 업고 가는 모습으로 보인다는 영상을 어떻게 분석했을까.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은 지난 5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근거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업고 기어가는 속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빠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문제 삼는 영상의 속도가 원본보다 느려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정수 디지털과학수사연구소 소장도 “굉장히 먼 거리를 찍은 영상인 데다 불과 몇 픽셀(이미지 단위)이 안 될 가능성이 있어서 이것만으로 기어가는지 걸어가는지를 알 순 없다”고 밝혔다. 다만, CCTV가 찍힌 장소에서 한 사람이 서 있는 모습과 기어가는 모습 등을 찍어 해당 영상과 애조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는 해당 영상에 대해 지난 3일 “CCTV에 포착된 남성 3명은 실종 사건과 관련이 없는 10대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이 같은 추측이 나오는 것은 현재 정민씨 사망에 대한 단서가 불명확한 가운데 조그마한 추측이라도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의 한 대학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경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한강 공원 인근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잠들었다.
이후 행적이 묘연해지자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한강 일대 수색을 벌였으나, 실종된 지 엿새 만에 실종 장소 인근 한강에서 민간 구조사 차종욱 씨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민 씨의 부검을 진행하고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정민 씨의 사망 원인은 국과수의 정밀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한강 일대에서 사라진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찾지 못한 가운데, A씨가 가져온 정민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과수의 정확한 부검 결과와 함께 포렌식으로 복원되는 내용물에 따라 추후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