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물가상승률은 0.6%포인트 각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비석유제품 가격으로 전가될 경우 가계의 소비지출 부담은 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현안 분석 자료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를 발표했다.
KDI는 “예비적 수급 및 투기 충격은 그 자체로 수입물가 상승을 유발하며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최근의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동반하고 있어 경제성장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KDI가 지난해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1%, 0.7%였다. 당시 유가 전망치는 40달러대였다. 따라서 이번 분석을 적용하면 고유가 상황이 될 경우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각각 3.8%, 1.5%까지 상향 조정될 수 있다. KDI는 다음주 ‘2021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분석은 유가 변동에 따른 직접적인 요인만을 분석한 수치로,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요인은 반영되지 않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전망 당시보다 국제유가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지만, 유가만으로 물가상승률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구체적인 수치(수정치)는 경제전망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최근 유가 상승이 촉발한 물가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향후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2분기 유가가 매우 낮았던 기저효과를 생각한다면 올해 2분기에는 아주 강한 물가상승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기저효과가 해소되면 그런 압력도 조금씩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가가 60달러로 오를 경우 우리나라 가계의 소비지출 부담은 0.3∼1.2%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 상승에 따른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교통비와 식료품 등 비석유제품 가격으로 전가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의 전체 구매력은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때 기업 생산 비용은 0.7%, 가계 소비지출 부담은 0.3%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비석유제품 가격으로 전가되는 경우 전체 구매력은 1.0% 줄어들고, 가계 소비지출 부담은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구매력 감소분의 절반 이상(56.5%)을 가계가 부담하게 된다고 KDI는 설명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