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를 경제 주체로 두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일명 ‘일코노미’(1인+이코노미) 시대가 도래했다. 이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상품 중 하나가 셰어하우스(Share House)다.
공유 주거의 일종인 셰어하우스는 여러 명이 한집에 살면서 개인적인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고, 거실·화장실 등은 함께 쓰는 주거 방식이다.
20대 1인가구 김민정씨는 혼자 자취를 하다 최근 공동주거 시설로 거처를 옮겼다. 김씨는 “범죄에 노출되더라도 같이 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지금은 밤에 무섭거나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택배나 배달을 시킬 때 걱정할 일이 줄었고, 식재료나 음식을 나눠먹으며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며 “단독 주거에 비해 대체로 보증금이 적다는 것도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셰어하우스가 청년 주거대책의 궁극적인 대안이 되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숙사를 조금 상업화한 형태인 셰어하우스는 혁신적인 주거 형태라기보다 또 다른 월세 상품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학)는 “청년들에게 집값이 비싸니 살 필요 없다며 계속 셰어하우스 등에 머물도록 권장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청년들을 건물주의 월세 도우미로 전락시킨다”며 “정치가들이 이를 해결책으로 말한다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청년들 역시 잘 꾸며진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쿨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집을 공급하라고 시장에든, 정권에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