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정유 업계가 세계 경기 회복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이동 수요까지 늘면서 2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실적이 발표될 SK이노베이션(13일)과 GS칼텍스가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는 3000억원대인데 실제 영업이익은 5000억∼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S칼텍스도 올해 1분기 4000억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올해 세계 경기 회복으로 원유 수요가 하루 600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브라질 등 일부 국가의 코로나19 재확산세에도 미국과 중국의 석유 수요가 늘어나 그동안 쌓여 있던 원유 재고도 올해 2분기 말까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OPEC 플러스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5∼7월 석 달간 순차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까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제마진 개선이 뚜렷하며 미국의 정제설비 가동률도 최근 1년 이래 최대치”라며 “글로벌 재고 감소세가 뚜렷한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휘발유와 항공유의 수요 개선이 나타나고 있어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산유국들의 증산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을 수요가 얼마나 뒷받침하느냐가 2분기 실적의 관건”이라며 “증산 발표에도 국제 유가가 버티는 것으로 볼 때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