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300만명 접종은 전국민 집단면역으로 가기 위한 정부의 1차 목표다. 이를 위해선 900만명에 육박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순조로운 백신 접종이 관건이다.
이들이 예약을 거쳐 이달 말부터 대거 접종에 들어간다. 고령층 사전예약과 접종이 진행될 앞으로 약 두 달이 상반기 목표 달성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다.
고령층이 순조롭게 백신을 맞는다면 코로나19 위험도가 낮아져 방역 완화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정부는 6월 말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1000명 이하로 유지된다면 7월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편안 2단계에서는 사적 모임 규모가 8명으로 늘어난다. 방역 조치가 일부 완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고령층 집단면역 형성 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백신에 대한 불안감, 불신 등은 접종을 방해하는 요소다. 추진단은 60세 이상 약 80%가 접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실제 이 정도 규모가 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현재 정부의 백신 정책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838명을 대상으로 ‘한국 백신 보급과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백신 도입 정책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55.3점에 불과했다. 정부 목표인 올해 11월을 집단면역 달성 예상 시기로 보는 응답자는 9.9%에 그쳤다. 60.8%는 내년 하반기, 29.3%는 2023년 이후로 예상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세종시 아름동 예방접종센터를 직접 방문해 어르신들과 만나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은 0.1%(주간 평균) 정도”라며 “발열·근육통 증상이 대부분이니 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2차 접종 이후 2주가 지나야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방어력 형성 전까지 감염 차단 노력을 느슨히 해서는 안 된다. 주간 사망자 수는 2∼8일 19명에서 9∼15일 34명으로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이뤄진 요양병원 등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 여수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종사자와 환자 1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중 4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차 접종을 마친 경기도 부천의 한 노인보호센터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 관련 확진자는 누적 99명까지 늘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접종을 마쳤더라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면회수칙 준수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