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저항 시인이 군부에 장기가 제거된 뒤 차가운 시신으로 가족들 품에 돌아와 충격을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저항 시인 케 띠(Khet Thi·45)는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얀마 중앙부에 있는 시가잉 지역의 쉐보에서 무장한 군인들에 의해 체포, 다음날 장기가 모두 제거된 채 싸늘한 시신으로서 병원에 누웠다.
이에 관해 케 띠의 부인은 BBC에 “남편이 체포될 당시 간단한 심문을 하겠다고만 말했다”며 “다음 날 아침 남편이 100km 떨어진 모니와 지역 병원에 있다고 전화가 왔는데 당시에는 팔 정도 부러지는 부상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남편이 내장이 제거된 채 영안실에 누워 있었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병원에서는 남편의 심장에 문제가 있던 게 사망 원인이라고 했지만 난 이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병원 측에 케 띠의 사망 원인과 장기가 사라진 이유에 관해 물어봤지만 어떠한 답변도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잎사 케 띠는 2012년 시를 짓는 데 집중하기 위해 엔지니어 일을 그만두고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팔아가며 생계를 이어갔다.
지난 2월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그는 다양한 시를 만들어 군부에 저항했다.
그의 대표적인 시 문구는 ‘군부는 우리의 머리에 총을 쏘지만 우리의 저항 정신은 심장에 있기 때문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한편 케 띠는 지난 3월 초 모니와 지역에서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진 ‘교도소에서 온 편지’를 지은 시인 크 자윈과 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