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문답법’은 소크라테스가 상대방의 무지를 일깨우는 목적으로 자주 사용했다. 어떤 개념이 무엇인지 상대방에게 묻고 대답하면, 그 대답이 적용되지 않는 반대 사례를 제시해서 난관에 빠지게 만든다. 예컨대 정의(正義)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직하고 빌린 것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대답하면, 무기를 빌렸는데 돌려주기로 한 날에 빌려준 사람이 미친 상태가 되어 무기를 달라고 하면 돌려주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하면 미친 사람의 만행을 방조하게 되고, 돌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 스스로 정의롭지 못하게 된다.
소크라테스 문답법은 이렇게 상대방을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해서 자신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알지 못함을 일깨워 준다. 이 문답법은 현대에도 교육 방법으로 쓰인다. 1970년대의 유명 미국 드라마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나 2001년의 미국 영화 ‘금발이 너무해’를 보면 이 대화법이 나온다. 세상 어디에도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지만, 이 영화의 학생들도 이 교육 방법을 좋아하지 않는다. 공개적으로 무지가 드러나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