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로 ‘국민주식’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만 해도 10만원을 돌파해 ‘10만전자’가 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왔지만, 국내외 각종 악재로 8만원대까지 깨지며 오히려 뒷걸음질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인 하락일 뿐 실적을 기반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500원(1.88%) 하락한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2일 장중에 8만원 선을 내주긴 했지만, 종가에 8만원에 턱걸이하며 8만원 선을 지켜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13일에도 주가가 떨어지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심지어 13일엔 고가(7만9600원)조차 8만원을 넘어서지 못하며 결국 ‘7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내·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쳤다.
외부적으로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적극적 반도체 지원정책 등이 꼽힌다. 최근 미국 IT(정보기술)기업들이 자국 반도체 회사와 함께 미국반도체연합(SAC)을 결성해 조 바이든 정부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주가도 12일 1.93% 하락한 바 있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지난 3일부터 재개된 공매도가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매도 재개 초반만 해도 삼성전자는 공매도 주요 타깃이 아니었다. 3일부터 10일까진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23억∼49억원 수준으로 미미했지만, 지난 11일엔 840억원, 12일 923억원어치나 공매도가 몰렸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일시적 현상일뿐 결국은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상승 사이클과 모바일 및 노트북 수요 등이 양호하기 때문에 실적을 기반으로 주가 상승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