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우고 팔아치우더니 시총 415조원 ‘증발’시켜… 머스크 입에 놀아난 가상화폐

비트코인 한때 코인당 49,624달러까지 떨어져 / NYT “머스크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표 전 모두 팔았을 수도”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윗에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에서 3658억5000만달러(약 414조7000억원)가 증발했다고 CNBC방송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머스크의 트윗이 올라오기 직전인 12일 오후 6시(미 동부시간 기준) 전체 가상화폐 시총은 2조4300억달러였으나, 같은 날 오후 8시45분쯤 2조600억달러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2시간45분 만에 우리 돈 415조원 가량이 날아간 셈이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한때 코인당 49,624달러까지 떨어져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특히 머스크 CEO가 노골적으로 밀고 있는 도지코인은 이달 초 코인당 0.70달러를 넘겼으나, 전날 트윗 직후 0.40달러 선이 무너지며 24시간 전과 비교해 15% 이상 하락했다.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은 낙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테슬라 발표 이전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9시45분 현재 가상화폐 전체 시총은 2조2300억달러로 머스크 트윗 게시 전보다 약 2000억달러(약 226조7000억원) 줄어든 상태다. 테슬라는 올해 초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비트코인으로 자사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허용하면서 가상화폐 광풍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사용한 차량 구매 결제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고 돌연 선언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가 머스크 CEO가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표 전 비트코인을 대거 팔았을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했을 수도 있다”며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이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관계 당국도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뿐 아니라 머크스의 모순된 행보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머스크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를 결제 중단의 이유로 든 것에 대해 비트코인이 전기를 많이 먹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왜 이 시점에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머스크가 환경을 걱정했다면 15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당초에 구매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굴착기업 보링 컴퍼니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비판하면서 “스페이스X 로켓은 거대한 탄소 방출체고, 보링컴퍼니도 환경 문제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