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성 무인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15일 오전 7시18분(중국시간) 화성 유토피아 평원 남부에 안착했다. 톈원1호의 착륙 성공으로, 중국은 미국과 옛소련에 이어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나라가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착륙은 중국이 지난해 7월 23일 톈원 1호를 쏘아 올린 지 약 10개월 만이다. 톈원 1호는 발사 후 약 7개월간 4억7000여만㎞를 비행한 끝에 지난 2월에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톈원1호는 이날 오전 1시쯤 대기(待機) 궤도에서 하강해 화성 진입 궤도에 들어섰다. 오전 4시쯤 착륙선이 궤도선에서 분리돼 나와 3시간 정도 비행했고, 특히 화성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까지 시속 2만㎞에서 제로(0)까지 속도를 줄여야하는 최고난도 구간을 거쳤다.
인류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성공률은 약 50%에 불과한데, 실패사례는 대부분 EDL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톈원1호 착륙선은 약 125㎞ 고도에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낙하산을 펼쳐 속도를 줄였고, 이후 역추진 로켓을 작동해 착륙지점에 내려앉았다.
착륙 이후에는 탐사로봇 ‘주룽(祝融)’이 화성 표면을 밟게 된다. 레이더와 카메라, 탐측기 등을 장착한 주룽은 1시간에 200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약 3개월 간 화성 토양과 수분, 지질 특징 등을 조사한다.
유토피아 평원은 과거 화성의 바다였던 곳으로 생물체 흔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톈원1호 착륙지점은 과거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해안가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평원 지표 아래에는 상당량의 지하수 얼음층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룽이 탐사작업을 하는 동안 톈원 1호 궤도선은 지구로 통신을 중계하는 역할을 하며, 화성시간으로 1년(약 23개월) 이상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 탐사 후발국인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달아 진행하며 ‘우주굴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9년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켰고, 지난달에는 자체 우주정거장 톈허(天和)를 구성할 핵심 모듈을 쏘아 올렸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