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20일 공식 선언하면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마음속에 깊게 자리한 만성적인 비겁함과 탐욕을 게워내야 한다”며 “미래세대를 향해 우리가 바뀌어 나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당의 쇄신을 강조했다.
이 전 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당 대표가 되고 싶다”며 “그래서 대선에서 멋지게 승리해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 이후의 길고 어두운 터널 끝에 값진 승리를 얻었다”고 지난 4·7 재보선을 돌아본 뒤, ‘얼떨결에 얻은 과분한 승리’의 여운 속에 매일 불안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젊은 세대에게 큰 지지를 얻었지만, 그들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국민의힘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언급하듯 이 전 위원은 “우리는 마음속 깊이 자리한 만성적인 비겁함과 탐욕을 게워내야 한다”며 “보신주의에 젖어 틈만 나면 양비론과 눈치보기로 일관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젊은 세대는 경멸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기 진영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추상같지 못한 비겁자들을 바라보며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에 실망한 어떤 젊은 지지층이 우리에게 표를 주겠느냐”며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그에 경종을 울릴 용기가 없었던 비겁자들이기에 벌을 받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성세대가 둘러친 장막 때문에 그들의 한 표가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고,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 섞인 확신 때문에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외면했다”며, 젊은 세대가 당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몰려드는 인재들로 행복의 비명을 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대표가 되면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당에서 활동할 수 있게 이른바 ‘경쟁선발제’를 주요 당직에 도입하겠다면서, 이 전 위원은 “여의도에 올 수 없는 재야의 능력자들과도 당의 기회를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며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념 논쟁과 지역 구도로 우리가 확장할 수 있는 지지층은 없다”며 “미래세대를 향해 우리가 바뀌어 나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에서 공천하는 모든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과 유사한 최소한의 자격을 요구할 거라면서, “우리는 노력하는 정당, 실력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이유를 댔다.
나아가 이 전 위원은 “이준석과 함께라면 전당대회로 가는 우리는 불가역적으로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