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보다 5배 강한 종이...‘나노 셀룰로오스’ 아시나요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193)

출처=fiberjournal.com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대체되는 용품이 빨대와 포장재 등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여파로 좀 더 튼튼하고 내구성이 좋은 종이 신소재의 필요성이 점점 강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나노 셀룰로오스는 기계적 또는 화학적 처리를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얻기 쉬운 천연 고분자로 알려져 있다. 또 무게가 철 대비 5분의 1밖에 나가지 않지만, 강도는 5배 높아 철과 플라스틱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2의 탄소섬유’로 불리고 있는 나노 셀룰로오스는 어떤 소재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2의 탄소섬유, 나노 셀룰로오스란?

나노 셀룰로오스 필름. 출처=알토대(Aalto University)

 

나노 셀룰로오스는 셀룰로오스 사슬이 다발을 이루며 빽빽하게 결합한 형태입니다. 나노·마이크로미터(1 나노미터·㎚=10억분의 1m,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막대형태 입자 혹은 섬유입니다. 

 

셀룰로오스는 보통 나무(wood)와 조류(algae), 박테리아 등 여러 원재로부터 얻을 수 있는데, 높은 투명성과 재생 가능성, 생분해성, 생체적 안정성, 높은 수준의 열 안정성, 용이한 성형성 등의 장점에 힘입어 친환경적인 제조기술에 맞는 고기능성의 신소재로 최근 들어 크게 각광 받고 있습니다.

 

◆나무에서 만들어지는 셀룰로오스 나노 섬유

출처=fiberjournal.com

 

나노 셀룰로오스의 원료는 목재로, 나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10억분의 1로 쪼개 나노화해 만듭니다. 

 

셀룰로오스 나노 섬유는 보통의 목재 혹은 비목재 바이오매스에서부터 점점 작은 크기로 파쇄하여 만드는데, 원료가 되는 물질은 셀룰로오스 외에 헤미셀룰로오스와 리그닌 같이 상호 결합하여 단단한 구조를 이룹니다. 그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파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나노 셀룰로오스 제조방법

출처=carrieparry.com

 

일반적으로 나노 셀룰로오스 형태와 제조방법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째는 펄프를 갈아 기계적으로 처리해서 섬유질 형태의 나노 셀룰로오스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화학 처리하여 단일 섬유 형태로 만드는 방법이고, 세번째는 고농도의 황산을 사용하여 펄프의 비결정 영역을 제거하고 결정 영역만 남겨 결정체 형태의 나노 셀룰로오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나노 셀룰로오스로 만든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 이미지. 출처=news.bio-based.eu

 

한국화학연구원은 2019년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 셀룰로오스를 이용해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했습니다.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인체에 유해한 비스페놀A(BPA)이 포함된 석유 폴리카보네이트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물에 잘 섞이는 친수성을 지닌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 셀룰로오스를 액상에 분산시킨 뒤 나노 복합체 플라스틱 중합 과정을 진행, 강도와 투명도를 크게 개선시켜, 기존보다 높은 인장 강도를 지닌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외장재에다 독성이 낮아 영·유아 장난감 및 젖병, 유모차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와 인공뼈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비닐을 대체하는 생분해 투명 필름

나노 셀룰로오스 투명 식품포장 필름. 출처=울산대

 

1회용 비닐 봉지 및 포장재는 썩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키는 문제를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 비닐 포장재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울산대 연구팀은 최근 목재 펄프에서 얻은 나노 셀룰로오스를 이용해 물에 잘 젖지 않으면서도 생분해가 되는 식품 포장용 투명 필름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라면 봉지 등의 포장재는 외부의 산소나 수분 침투를 막기 위해 합성 플라스틱 필름에 알루미늄 금속박막을 씌워 재활용을 할 수 없고 소각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합니다. 연구팀은 물속에서도 20분 이상 내수성을 유지하면서도 산소 차단성이 우수한 생분해 투명 필름을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노 셀룰로오스로 만든 컴퓨터 칩. 출처=위스콘신대

 

나노 셀룰로오스는 바이오 플라스틱, 생분해 비닐 외에도 태양광 발전 패널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 전자기기, 그리고 그 섬유를 이용한 마스크팩과 화장품 등에서 활발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무에 다양한 화학적 기술이 더해져 친환경 플라스틱부터 전자기기, 화장품 소재까지 등장하고 있는데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해 더욱 다양한 화학기술이 연구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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