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 예상… ‘블로킹’ 변수”

기상청 “최근 기후변화로 이상기후 패턴 발생할 수 있어”
지난 23일 반포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강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여름은 평년보다 대체로 덥고 지역에 따라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지난해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긴 장마 등 예상치 못한 날씨 패턴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상청은 24일 ‘2021년 여름철 3개월 전망(6~8월) 해설서’에서 올해 6월과 7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8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기온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로 나타났다. 6월 평년 기온은 21.1~21.7도다. 기상청은 6월의 경우 따듯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겠지만 상층의 찬 공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일 때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7월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20%로 예측됐다. 7월 평년기온은 24.0~25.2도다. 7월 역시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지만, 비가 내리거나 상층의 찬 공기의 영향을 받는 경우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가장 더운 8월(평년 기온 24.6~25.6도)은 평년 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50%였고,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은 각각 30%, 20%로 추산됐다. 기상청은 “8월은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으며 열대야가 발생할 때가 있고 맑은 날씨에는 낮 동안 고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별 강수량은 6월의 경우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확률이 각각 40%, 7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여름철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고 강수량의 지역 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여름 기온을 올릴 요인으로는 라니냐(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 생기는 이상현상)의 종료, 지구온난화가 꼽힌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라니냐는 봄철 약화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달 종료될 것으로 예측됐다. 라니냐가 종료되는 해 여름철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소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북태평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와 동반되는 지구온난화 경향은 여름철 기온을 올리는 원인이 된다.

 

다만 적은 눈덮임으로 기온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던 티베트 지역의 상황이 4월 들어 평년보다 눈덮임이 증가한 것으로 관측된 점은 여름철 기온을 낮추는 요소다. 또 바렌츠-카라해의 해빙이 전반적으로 적은 점은 기압능이나 블로킹의 발달을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로 찬 공기를 보내 기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예측에도 변수는 있다. 기상청은 올해에도 블로킹(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의 경우 기상청은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7월말에서 8월 초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겠다고 전망했지만 최장 장마가 찾아오는 등 기상 예측이 빗나갔다.

 

기상청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 패턴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바이칼호·몽골 지역이나 동시베리아 부근으로 블로킹이 발달할 경우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압계의 변화가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