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성폭력' 주장 후배 "'없던 일로 해달라'는 연락받았다"

기성용(FC서울·32)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후배 A(31)씨가 24일 오후 경찰 출석을 앞두고 서초구 모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FC서울·32)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후배 A(31)씨가 24일 경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A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기성용은 지난 3월22일 자신의 성폭력 의혹 제기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와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A씨는 이날 “폭로 이후 기성용 측에서 사과하겠다며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부탁이 왔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기성용 측은 다른 후배를 통해 연락해 이같이 밝혔다. 폭로 내용을 인정하고 과거 있었던 일을 사과하는 대신 지금까지 폭로한 것을 없던 일로 해 달라는 취지라고 A씨는 주장했다.

 

그는 또 “배구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을 폭로한 분들이 용기를 낸 것처럼 저희도 용기를 냈다”며 “(기성용이)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한 만큼 누구 이야기가 진실인지 경찰이 공정히 수사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용기를 내서 폭로한 이후 과정이 이렇게 힘들어질 줄 몰랐다”며 “그분은 정말로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 건지 궁금하고, 20년 동안 제 친구와 제가 이상한 사람이 돼서 계속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싶기도 해 혼란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나아가 “기성용과 D씨가 사과만 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 저나 다른 피해자 모두 돈을 벌 만큼 벌고 있고, 돈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들도 수임료를 받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24일 A씨와 B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C선수와 D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이들은 기성용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용상 C 선수가 기성용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기성용 측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A씨와 B씨 측에 ‘성폭력 증거’ 공개를 촉구했다.

 

이후 기성용은 지난 3월31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자격으로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주실 거라 믿고 있다.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