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남중국해 등을 언급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중국이 불쾌감을 표시하자 정부가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 내정”이라며 “불장난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한 중국대사도 “‘중국’이란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아쉽게, 아프게 봤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어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와 같은 경제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매우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내용만 공동성명에 포함시킨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중국 내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자제해 왔다”고 했다. 중국의 반발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여당 정치인들은 묵묵무언이다. 미국 하원의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하던 것과 대비된다. 중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까닭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던 문재인정부가 이번 공동성명에서 미국 쪽으로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익을 염두에 둔 고육책일 것이다. 임기 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미국의 중국 견제에 호응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정부의 외교 무게추가 미국으로 기울수록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불협화음이 커질 우려가 있다. 이제 ‘차이나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한국 외교의 시험대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