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 수임한 김오수… 전관예우 논란 재점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마련된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변호사로 활동하며 라임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관련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사건은 금융계에서 역대 최악의 펀드 사기사건으로 불린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KT 구현모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도 수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굵직한 사건들을 검찰 단계에서 맡으면서 전관예우 논란이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와 정치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법무법인 화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22건의 사건을 수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관련 사건 수임 내역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처인 NH투자증권의 정영채 사장 변호를 맡았고, 같은 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실 부실장 이모씨도 변호했다. 이씨는 지난해 4·15 총선에서 종로 지역구에 출마했던 이 전 대표의 선거 사무실 복합기 임차료를 지원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조사 받았다. 이씨는 옵티머스 로비스트들에게 임차료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라임 관련 사건도 수임했다. 지난해 9월엔 서울남부지검 수사를 받던 우리은행을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를 많이 판매한 곳 중 하나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은수미 시장이 이끌고 있는 성남시와 건설사의 공사대금 민사소송 변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KT 구현모 회장 변호도 맡았다. 김 후보자가 약 6개월간 수임한 22건의 사건 중 19건이 검찰 단계에 있는 사건이었다.

 

앞서 김 후보자는 법무법인 화현으로부터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900만원,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매달 2900만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전관예우 특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통상적인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고 보수를 받은 것”이라면서도 “국민의 눈높이로 보면 적지 않은 보수를 받았던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900만원 급여가 알려졌을 땐 구체적인 사건 수임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알려진 사건 수임 내역으로 ‘전관예우’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26일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을 수임한 김 후보자에게 관련 질문이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후보자 측은 이날 사건 수임 관련 내용이 공개되자 “사건 수임에는 관여한 사실이 없고, 법인이 정상적으로 수임한 사건을 통상적으로 변론하였을 뿐”이라며 “라임·옵티머스 관련 실질적으로 펀드 설계·운용을 주도한 피의자들을 변론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후보자 지명 후 모든 사건에서 사임했으며 검찰총장으로 취임하게 될 경우 변론했던 사건과 관련된 사건 수사는 모두 회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