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 1.5도 상승 2030년이면 닥칠 수도”

기상청, ‘동아시아 지역 미래 극한기후 변화분석 결과’ 발표
이대로 3도 증가하면 기후위험도 2배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는 시기가 기존 예측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사회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로 제한하기로 약속하고 1.5도씨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만약 고탄소 사회가 유지돼 지구 기온이 3도 높아지면 1.5도 상승 시보다 기후위험도가 2배가량 커질 수 있다.

 

기상청은 27일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보다 기온이 1.5도, 2도 상승하는 경우를 비교한 ‘동아시아 지역 미래 극한기후 변화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상청은 1.5도 온난화를 겪는 시기는 2028∼2034년, 2도 온난화를 겪는 시기는 2041∼2053년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지구 기온이 1.5도 높아지는 시기를 2030∼2052년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기상청이 새로 분석한 결과 온난화 진행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파악됐다.

 

기후변화 추이를 계산·분석하는 기후모델은 나라, 기관마다 다양하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국립기상과학원은 22개의 기후모델을 종합적으로 사용했음에도 1.5도 온난화 도래 시기가 10년 정도 당겨졌다. 국립기상과학원 변영화 미래기반연구부 연구관은 “모델이 계산한 기온 증가율이 실제 관측보다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전 지구 모델이 비슷하게 분석하는 추세”라며 “IPCC도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보다 1.5도 온난화 발현 시기를 당길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관은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에 필요한 준비기간이 더 짧아졌다”고 말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목표를 정했다. 그러나 현재 추세대로 탄소 배출이 많을 경우 지구 기온은 3도 이상 상승할 수 있다. 지구 기온이 3도 높아진다면 기후위험은 1.5도만 상승한 때보다 현저히 높아진다. 한 해 일 최고기온을 말하는 극한고온은 현재(1995∼2014년)보다 1.5도 상승 때 1.1도에서 2도 상승 시 1.7도로 기온이 55% 증가한다. 하지만 3도 상승 시에는 기온이 3도 더 올라 기온 상승폭이 1.5도 때보다 170% 폭증한다. 폭염에 해당하는 온난일도 현재보다 1.5도에서 14.3일, 2도에서 24.1일 증가해 70% 많아지지만 3도에서는 43.2일 늘어 비율로 따지면 폭염기간이 200% 늘어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앞에서 'CO2'(이산화탄소) 글자에 불을 밝히고 기후 변화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현재와 비슷한 추세로 고탄소 배출이 지속되면 2063∼2070년에 기온 상승 폭이 3도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대로면 3도에서 기온뿐 아니라 호우 등 강수 관련해서도 전반적인 극한기후현상이 1.5도 때보다 2배가량 증가할 수 있다. 5일 최대강수량은 현재와 비교해 1.5도 상승 때 5.3㎜, 2.0도 상승 때 9.1㎜, 3.0도 상승 때 15.8㎜ 많아진다. 1.5도에서 2도로 높아질 때는 70% 증가하지만 3도까지 증가하면 200% 비가 더 많이 내린다.

 

실질적인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에 도달하면 극한기후현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저탄소 사회로 전환될 경우에는 중미래(2041∼2060년)와 먼미래(2081∼2100)에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은 ‘탄소 감축에 의한 동아시아 지역 미래 전망 변화 분석 결과’를 오는 11월 발표할 예정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