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항소심 1일 선고…검찰 무기징역 구형

1심서 총 징역 45년 선고
항소심서도 박사방 ‘범죄집단 성립 여부’ 쟁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연합뉴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의 항소심 선고가 1일 내려진다. 1심에선 조주빈에게 총 징역 45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문광섭)는 이날 오후 2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및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 등 6명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번 항소심 선고에서의 주된 쟁점은 박사방이 조씨를 중심으로 실제 공동의 목적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한 범죄집단으로 볼 수 있을지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1월 박사방이 공동의 목적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한 통솔 체계가 있는 범죄집단이 맞다며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도 별도 기소된 뒤 징역 5년을 추가로 선고받아 1심 형량이 총 징역 45년으로 늘었다. 이 혐의는 항소심에서 병합돼 심리됐다.

 

조씨는 자신의 성범죄 관련 혐의는 일부 인정하고 있지만, 박사방이 범죄집단이라는 점은 부인하고 있다. 범죄집단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역할도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도적·독단적으로 박사방을 개설한 것이지 범죄집단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1심은 조씨의 성범죄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 판단하며 박사방이 다수의 구성원으로 이뤄진 상태에서 조씨를 중심으로 한 통솔 체계 하에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동의 목적을 가진 범죄집단이 맞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달 4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조씨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검사도 인간인지라 흉악범이 범행을 후회하고 반성하면 측은한 마음이 느껴지는데, 조씨는 범행 축소만 급급할 뿐 반성을 찾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대독한 피해자는 “시간이 흘렀지만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며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이 많은데 잊지 말아달라. 형량을 낮추지만 말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법이 저를 혼내주길 마땅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한편 저는 법 앞에 기회를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며 “제 욕심을 위한 기회가 아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로 허투루 이용하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조씨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촬영하고,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근에는 조씨가 피해자 3명을 협박해 나체사진을 찍게 하고 이를 전송받은 혐의가 추가로 밝혀져 강제추행·강요 등 혐의로 재차 기소되기도 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