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강조한 국민의힘 다섯 후보…‘자강론’과 ‘후보 단일화’ 등 제시

홍문표·조경태·주호영·이준석·나경원 후보, MBC ‘100분 토론’ 출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본선에 진출한 다섯 후보는 거듭 내년 대통령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 의지를 다지면서, 자강론과 후보 단일화 등 당이 나아갈 다양한 길을 제시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MBC 생방송 ‘100분 토론’에서 홍문표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독선과 오만으로 얼룩진 문재인 정권의 연장을 막아내고, (새로운) 정권 창출을 위해 다섯 후보가 여기에 모였다”며, 자신이 다섯 차례의 대통령 선거를 치른 ‘실무자’라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당을 알고, 조직을 알고, 선거를 알고, 정치를 아는 홍문표에게 기회를 준다면 최선을 다해서 정권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문재인 정권 4년간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드셨느냐”며 “내년에 반드시 정권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홍 후보와 비슷한 생각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인 주호영 후보는 “국민들의 지상명령은 정권교체다”라며 “정권교체의 필수 조건은 대통합과 대혁신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말로는 대통합과 대혁신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성과로 검증된 진짜 대통합과 대혁신은 주호영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후보는 “요즘 참 고민이 많다”며 “저의 메시지에 국민들께서 왜 많은 관심을 보내주실까. 아마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진단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문재인 정부 정책 실패는 공감을 이야기하고, 그 해법으로 할당을 얘기했기 때문에 보수당의 언어가 뭐가 되어야 할지 자명하다”며 “공정해야 하고 경쟁해야 된다는 진실을 국민에게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나경원 후보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매우 중요하다”며 “과감한 쇄신, 지역으로, 세대로, 가치로, 계층으로 확장하는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범야권 후보 단일화, 반드시 야권 대통합을 이루겠다”며 “저의 정치력과 결단력, 지혜를 모두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뉴스1

 

이들은 ‘국민의힘이 어떻게 대선을 준비할 것인가’를 놓고는 당 외의 야권 후보들이 국민의힘을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이른바 ‘자강론’과 후보 단일화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조경태 후보는 “저는 작년부터 꾸준히 우리 당은 자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우리 당 스스로 토양이 좋아지고 당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국민들께 신뢰를 준다면, 국민들께서 ‘국민의힘이 모범을 보이고 있구나’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대선 후보를 뽑을 때, 우리가 역동적인 후보자를 뽑는 가장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대선 관리를 하게 된다면 국민적 관심을 얻어낼 것이라 본다”고 예측했다.

 

주호영 후보는 “유승민, 원희룡, 김병준, 김태호 등 우리 당에도 훌륭한 후보가 많고, 국민들께서 진가를 알아주실 날이 올 것”이라며 “당 밖의 후보와 분열되면 필패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을 단일 플랫폼에 올려 ‘단일 후보’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이루고 나서 다른 후보 모두와 기득권 없는 경쟁을 펼치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준석 후보는 “통합이나 연대 단일화를 위해 중요한 게 뭔지를 생각한다”며 “우리 당의 플랫폼이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일화무새, 통합무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앵무새처럼 그런 말을 반복한다고 해서,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단일화와 통합이라는 단어에 ‘앵무새’를 조합한 ‘단일화무새·통합무새’라는 표현을 들어 말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후보는 “혁신과 흥행, 자강 모두 중요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중요한 건 역시 야권 단일후보”라며 “재보선에서 국민의 분노를 모아 이겼지만, 만약 야권 후보가 분열됐다면 여권 후보가 40% 가까운 지지를 받는 이 시점에서 절대 이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후보도 잘 받들어 모셔야 하지만 당 밖의 야권 후보가 우리 당의 플랫폼이 공정하다는 것을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러분(국민)들은 우리 당만의 후보로 출발하는 경선 열차가 아니라, 모든 야권 후보가 함께 타는 경선열차를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문표 후보는 “당 내외에서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룰(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며 “5개 권역을 투어하고 서울에서의 결선으로 후보를 단일화한다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 당이 자강의 힘을 갖고 후보를 엄선해, 우리 후보를 길러내는 그런 자강의 능력, 이것이 정권을 잡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비 오는 집에 손님이 올 리가 없다’는 말로 ‘자강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