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잦은 비 장마 아닙니다”… 올해 장마 6월 하순 예상

서울 지역에 비가 내린 3일 오후 중구 태평로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서 평년보다 20일가량 빠른 지난달 초중순 장마가 시작하고 중국은 중남부에 내린 집중호우로 지난달 양쯔강 수위가 관측 이래 15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강수일수가 14.4일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렸다. 그러나 기상청은 지난달 잦은 비가 북쪽 찬 공기로 인해 발달한 저기압 영향이지 장마의 시작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기상청은 3일 예보 정례 브리핑을 통해 올해 장마가 6월 하순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 평년 장마 시작일은 6월22∼23일 정도”라며 “현재 예보 결과로는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장마가 시작됐다고 하려면 장마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지난달 비는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는 저기압 때문에 내렸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으로 인한 강수가 아니란 설명이다. 현재 정체전선은 일본에서도 남쪽으로 500㎞ 정도 처져 있다.

 

우리나라 상층에 자리잡은 찬 공기는 지난달부터 이번달까지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남하하는 상황이다. 찬 공기가 통과하면서 저기압이 발달하고 대기가 불안정해져 강수현상이 나타난다. 지난달 찬 공기가 지나간 횟수는 강수일수만 비교해봐도 평년보다 매우 많다. 지난달 강수일수 14.4일은 평년보다 5.7일 많아 1973년 이후로 최다일수다. 중국 중남부에 내린 집중호우도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덥고 습한 공기와 충돌해 발달한 강수대였다. 중국 기상청은 5월 평균 강수량이 1961년 이후 가장 많았고 양쯔강 5월 수위는 1865년 이후 156년 만에 최고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잦은 비를 유발한 찬 공기가 장마로 판단하는 정체전선의 북상은 지연시키고 있다. 정체전선은 찬 공기 세력에 밀려 남쪽으로 밀렸다. 우 예보분석관은 “일본이 (남쪽지방인) 규슈를 기준으로 장마라고 선언했는데 일본도 현재 수일간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최근 잦은 비를 장마의 시작으로 보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기상청 판단이다. 우 예보분석관은 “찬 공기 이동은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커서 조심스럽지만 장마 시작 시기는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