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번째 ‘먹통’…만 53~54세 백신 사전예약 개통 후 접속 지연·예상 대기 105시간 통지도

19일 오후 8시 개통 후 접속 대기현상 반복…당국, 10시까지 서버 긴급 증설했으나 불편은 여전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ncvr.kdca.go.kr) 화면 캡처.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위한 사전예약 시스템이 또다시 ‘먹통’이 됐다. 이번에도 접속자 쏠림 현상이 원인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인데, 이 같은 먹통 현상이 이번까지 세번째 발생함에 따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국민의 볼멘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19일 오후 10시40분 현재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ncvr.kdca.go.kr)에서 ‘사전예약 바로가기’ 버튼을 누르면 ‘서버 접속대기 중입니다’라고 적힌 팝업 창이 뜬다. 예상 대기시간은 접속 때마다 달라지는데 75~105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최장 닷새 후에나 예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이날 배포한 참고자료에 따르면 애초 만 53~54세(1967∼68년생)에 예방접종 사전 예약은 이날 오후 8시부터 개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통 시작부터 접속 대기만 수십분이 걸리는가 하면, 대기 상태에 있다 빈 화면과 함께 ‘relay.kdca.go.kr에서 연결을 거부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오면서 사실상 접속이 안 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이후 질병청은 출입 기자단에 보낸 문자 공지를 보내 “사전예약 접속자 쏠림으로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고자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할 예정”이라며 “작업은 오후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처럼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지연 현상은 새로운 대상군이 시작할 때마다 거듭되고 있다. 앞서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년 교사와 돌봄 인력 대상의 접종 예약이 시작된 지난 8일 오전 0시부터 2시간 넘게 전산 장애가 발생했고, 55∼59세 대상 예약이 시작된 지난 12일 오전 0시부터도 수시간 동안 같은 현상이 빚어졌다.

 

이에 방역당국은 접속자 쏠림현상에 따른 예약 지연을 막겠다며 일자별로 대상 연령대를 세분화했다. 또 이날 낮 12~2시와 오후 6~8시에는 다른 연령대의 사전예약까지 중단한 채 서버 안정화 작업을 했지만 결국 소용이 없었다. 

 

53~54세는 154만명으로 55~59세(353만명)의 절반도 안 된다. 더구나 이튿날인 오후 8시부터는 50~52세(1967~71년생) 236만명의 사전예약도 시작돼 먹통 사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원활한 접속을 위해 오후 2시부터 사전예약 누리집의 기능 일부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했다”며 “대규모 사전예약 개시 직전에는 운영 서버를 재기동시켜 안정화된 환경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었다. 

 

이어 “다만 개통 직후 많은 인원이 몰리며 예약에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며 “오는 24일까지 엿새간 중단 없이 예약을 모두 받을 예정이니 되도록 여유를 갖고 시간대를 분산해달라”고 염려하기도 했었다.

 

앞서 정우진 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도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특정 시점에 초 단위로 수십만건이 몰리는 처리를 하려면 현재의 네트워크 장비로는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 접종 예약 대상자는 “퇴근 후 아무것도 못하고 모니터 앞에서 2시간 반 넘게 허비하고 포기했다”고 전했고, 다른 대상자는 “접속은 안 되고 콜센터는 통화 중이고, 장애 발생했다고 안내 논평이라도 바꿔놨으면 이렇게 열을 받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