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아킬레스건’에 해당하는 ‘조국 사태’ 후폭풍이 당내 분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이 불을 댕겼다는 평가다. 송영길 당 대표가 고개를 숙였지만, 곧장 ‘반쪽짜리’ 사과라는 여론의 뭇매가 쏟아졌고, 일부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은 “부관참시”라며 조국 사태와 관련한 당 차원 사과에 반발했다. 강성 지지자들은 송 대표의 탄핵을 언급했다. 당을 향해 “나를 밟고 전진하라”던 조 전 장관은 정작 자신을 향한 지적이 원내에서 제기되자 “책을 읽어보시라”고 맞받았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송 대표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 적절했다는 반응이다. 송 대표는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민주당과 조 전 장관은 이제 각자의 길로 가야 한다”며 “어제(2일)부로 당내 조국 문제는 정리됐다”고 밝혔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부동산정책 수립 및 코로나19 방역, 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와중에 조국 사태에 당이 더는 발목 잡힐 수 없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송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이어졌다. 여기에는 “송 대표의 자진하차! 안 하면 탄핵!”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이 와중에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소장파 박용진 의원이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총장직에 추천한 분이 조 전 장관 아닌가”라며 “(그에 대한) 반성도 있는지 궁금하다”고 조 전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에 대한) 경고와 우려가 있었을 텐데 최종 임명과정까지 어떻게 가게 됐는지,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 역할이 어땠는지 궁금하다”고 ‘조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조 전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왜 이런 부정확한 말을 하실까요”라며 “책(조국의 시간)을 읽어보시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당 지도부는 조국 사태를 털어내길 바라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한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골라 패도 정도가 있지 너무 심하다. 당이 왜 나서나”라며 “당까지 나서서 부관참시도 아니고 밟고 또 밟아야겠나”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검찰과 언론에 당할 때 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적극 옹호했다. 사과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