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털고 대선 준비 돌입했지만… 與, 첫걸음부터 ‘가시밭길’

당내 이견 속출… ‘가시밭길’ 예고

최문순 “흥행 실패 안돼… 연기를”
‘독주’ 이재명 반대… 쉽지 않을 듯
선거인단 최대 300만명 관측 나와
‘친문 적자’ 부재로 文心도 흩어져
빅3 ‘거미줄 조직망’ 구축에 주력
대권 도전을 선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활성화를 위한 연석회의'를 제안하며 민주당에 제출한 건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 이후 본격적인 대선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그러나 대선 준비 첫 발걸음인 대선후보 경선 일정부터 당내 이견이 속출하면서 내년 3월까지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대선을 향하는 민주당과 당내 대선 주자들 앞에 놓인 세 가지 키워드는 △경선 연기론 △선거인단 확보 △친문(친문재인)계 분화 등이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선 경선 활성화 3대 방안’ 중 하나로 경선 연기론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5·2 전당대회 흥행에도 실패한 반면, 국민의당은 진행 중인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돌풍’이 부는 등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어서다. 최 지사는 “지난 당대표 선거의 국민적 무관심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당초 일정대로면) 경선이 7∼8월 휴가철에 진행돼 관심을 끌기 어렵고 코로나19 위협도 여전하다. 집단면역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연기론은 이달 중순 발족하는 대선기획단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대선기획단 발족 시기가 이달 중순으로 정해진 것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결과를 경선 일정에 반영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준석 돌풍’대로 이 후보가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선출되면 가뜩이나 2030 민심 이반에 고민이 깊은 민주당으로선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경선 일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여권 1강’ 독주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선 연기에 반대하고 있어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권 ‘빅3’로 불리는 주요 대권 주자들은 경선 연기론과 관계없이 전국 조직망을 확충하며 선거인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지사는 ‘민주평화광장’과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 이낙연 전 대표는 ‘신복지 포럼’,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균형사다리 포럼’ 등을 통해 지역별로 ‘거미줄 조직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왼쪽부터),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각 캠프에선 내부적으로 ‘선거인단 100만명 이상 확보’라는 목표를 세웠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당 선거인단은 총 214만명이었는데, 일각에선 올 경선 선거인단이 3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규정’ 특별당규에 따르면 선거인단 모집 시기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하는데, 아직 선거관리위는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당내 최대 주주인 친문 진영이 선거에 맞춰 ‘빅3’ 캠프로 흩어진 것 또한 대선 경선 주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친문 적자’의 부재로 ‘문심’(文心)이 누구에게도 쏠리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져서다. 이 지사는 친노(친노무현) 좌장 격인 이해찬 전 대표의 ‘엄호’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친문계 의원 모임 ‘민주주의 4.0’ 소속 박광온, 최인호, 박정 의원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정 전 총리는 현 정부 청와대 출신 강기정·최재성·전병헌 전 정무수석 등 ‘정무수석 3인방’이 지원하고 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