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0대 화이자 백신 예약 쇄도…당국 “우선 접종 대상자 아냐. 모두 취소”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소분하고 있다. 뉴시스

 

대기업에 다니는 20대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을 통해 화이자 백신 접종 예약에 대거 성공하면서 젊은 직장인들이 너도나도 예약에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당국은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이들 20대의 예약을 취소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화이자 백신 대란은 소셜미디어(SNS)에 ‘예약 성공기’가 속속 올라온 뒤 접종 대상이 아닌 20대 직장인들의 예약 시도가 잇따르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보건당국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일은 30세 미만 의료기관 종사자의 화이자 백신 접종을 준비하면서 대상자 명단을 시스템에 잘못 입력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20대 직원들이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시스템을 통해 화이자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

 

삼성전자에 다니는 20대 A씨는 이날 오전 화이자 백신 예약에 성공해 이달 16일 경기도 화성시의 한 의료기관에서 1차 접종이 진행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예약번호도 받았으며 2차 접종 날짜까지 확정 받았다.

 

A씨는 상반기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가 아니며, 하반기 일반 성인 접종그룹으로 분류돼 있다.

 

A씨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에 근무 중인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예약자가 대거 나왔다.

 

이처럼 주변에서 예약 성공기가 나돌자 젊은 직장인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너도나도 예약 시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약 오류는 사전예약 시스템에 ‘예약 가능 명단’이 잘못 들어갔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이 대기업의 사내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30세 미만 종사자의 명단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을 이용했던 회사 직원들 명단도 일부 포함해 입력하면서 오류가 발생했다.

 

황호평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1팀장은 “건강보험공단이 추진단에 제출한 자료를 확인해보니 일부 기업의 사내 병원이 일반 사원을 종사자처럼 올려둔 경우가 있어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받은 명단에서 해당 문제점을 파악해 조치 중”이라며 “해당 기업의 사원들은 백신 예약에 성공했더라도 접종 대상이 아니므로 취소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